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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대박' 노리는 스팩…초기투자자 이력이 승패 좌우

입력 2025-12-21 17:08   수정 2025-12-22 00:43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 시행이 21일로 만 16년을 맞았다. 증권사의 운용 경험과 투자자의 투자 경험이 누적되며 스팩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유망한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원금과 함께 일정 수준의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무작정 투자에 나섰다가 3년 가까이 자금이 묶인 채 마음고생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스팩 투자에 앞서 관련 공시를 꼼꼼히 살펴야 할 이유다.

◇합병 가늠할 단서 찾아야
스팩 투자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스팩의 상장 과정에 참여한 발기인이다. 발기인은 스팩 설립을 위해 초기 자금을 출자한 투자자로 주관사와 함께 합병 대상을 물색한다. 이 때문에 발기인의 이력과 과거 합병 성과는 해당 스팩이 실제 합병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팩 가운데 실제 합병에 성공한 사례는 절반 수준에 그치는 만큼 발기인 정보를 통해 옥석을 가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발기인 정보는 스팩 상장 시 제출되는 증권신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주에 관한 사항’에서는 발기인의 투자 이력과 과거 합병 성과를 살펴볼 수 있다.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을 통해서는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의 이력 및 상장 관련 경험도 점검할 수 있다.

스팩이 합병 대상을 찾은 이후에는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투자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스팩 합병 상장은 일반 기업공개와 달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는다. 자산 규모와 추정 실적 등을 바탕으로 합병비율과 가격이 정해진다. 주요사항보고서에는 합병법인과 스팩 간 합병비율과 합병가액, 발행할 합병신주 수 등 합병 조건이 담긴다. 스팩이 대상 기업과의 합병을 결정하고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공시된다.

여기서는 합병비율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예컨대 합병비율이 1 대 0.5라면 스팩 주식 1주당 합병법인 주식 0.5주를 받게 된다는 의미다. 합병 이후 기업 가치도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 있다. 합병법인의 기존 발행주식 수에 합병신주 수를 더한 뒤 합병가액을 곱하면 된다.

다만 발기인 등이 보유한 전환사채 등 잠재적 주식 물량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당 물량도 상장 이후 합병법인의 주식으로 전환되는 만큼 주식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이 내역은 증권신고서의 ‘모집 또는 매출에 관한 사항’에서 전환사채 발행 현황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합병 실패 땐 예치이자율 살펴야
여러 내용을 살폈을 때 합병 기업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공고’ 공시를 기다려야 한다.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환급받을 수 있는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공모가에 일정 이자를 더한 수준이거나 이사회 결의 이전 일정 기간의 평균 시장가격 등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다만 합병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주식을 인수한 투자자만 주총에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뒤 행사할 수 있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에 실패하면 청산 절차를 거쳐 상장폐지된다. 이 경우 공모가로 투자한 주주는 원금과 함께 시중은행 3년 만기 정기예금에 준하는 이자를 돌려받는다. 예치 이자율은 통상 시중 예금 금리 수준이다.

예를 들어 공모가 2000원에 예치 이율이 연 3%인 스팩이 3년 내 합병에 실패하면 약 2185원을 환급받는다. 여기에서 세금과 신탁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실제 수령액이다.

예치 이자율은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예치·신탁계약내용 변경’ 보고서 공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상장 2년 차부터 관련 공시가 나온다. 스팩마다 예치 기간과 신탁 수수료 구조가 달라 정확한 청산 금액을 계산하기는 어렵다. 다만 공시된 이자율을 활용하면 대략적인 회수 금액은 추정할 수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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