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이 69분간의 혈투 끝에 올해 ‘왕중왕’과 단식 부문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거머쥐었다.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세계랭킹 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었다. 이로써 시즌 11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남녀 통합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한 시즌에 11차례 정상에 오른 선수는 2019년 일본 남자 단식 선수 모모타 겐토에 이어 안세영이 두 번째다. 또 우승 상금 24만달러를 더한 안세영은 시즌 누적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배드민턴 선수 중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 대회는 세계 최강자들만 초대받는 ‘왕중왕전’이다. 종목별로 한 국가에서 최대 2명, 전 세계 상위 8명만 나갈 수 있다. 톱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결승전에서 ‘안방’의 이점을 안고 있는 왕즈이를 만났다.
경기 내내 왕즈이에게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졌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1게임 초반, 체력을 앞세운 왕즈이의 공세에 한때 4-8까지 밀렸지만 이내 안세영 특유의 질식 수비가 살아났다. 그는 8점을 내리 따내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어 여유 있게 첫판을 따냈다.
2게임에 들어서자 절치부심한 왕즈이의 반격이 시작됐다. 내내 초접전이 이어졌고, 7-8 상황에서 두 선수는 74회나 셔틀콕을 주고받는 극한의 랠리를 펼쳤다. 안세영은 왕즈이의 헤어핀을 향해 몸을 던졌지만 한 뼘 차로 점수를 내줬다. 이후에도 동점 상황이 이어졌지만 3점 차로 아쉽게 2게임을 내줬다.
마지막 3게임, 안세영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불편한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안세영은 왕즈이를 끝까지 밀어붙였고, 20-10 매치 포인트에서 강력한 스매시를 코트 대각선에 내리꽂으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안세영은 올 시즌 3개의 슈퍼 1000 시리즈(말레이시아오픈·전영오픈·인도네시아오픈), 6개의 슈퍼 750 시리즈(인도오픈·일본오픈·중국오픈·덴마크오픈·프랑스오픈·호주오픈)와 슈퍼 300 대회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 정상을 밟았다. 이날 우승으로 단식 선수 역대 최고인 94.8% 승률도 달성했다. 올해 안세영은 단체전인 수디르만컵을 포함해 총 77경기를 치렀고, 그중 단 네 번의 패배만 허용하며 무패행진을 펼쳤다.
남자 복식 김원호-서승재 조는 이날 결승에서 단 40분 만에 중국의 량웨이컹-왕창 조를 2-0(21-18, 21-14)으로 완파했다. 이들은 안세영과 나란히 시즌 11승을 달성해 시즌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서승재는 개인 기록 기준 12승으로 한 시즌 역대 최다승 신기록을 수립했다. 여자 복식 이소희와 백하나도 결승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를 2-0(21-17, 21-11)으로 완파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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