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융합 단백질을 활용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GI-102’를 기술 수출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하고 있습니다.”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사진)는 22일 “GI-102를 자체 개발하면서 기술 이전까지 고려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암 살상 효과를 내는 인터루킨(IL)-2 변형체에 조절 T세포(Treg)의 CTLA-4 단백질을 억제하는 CD80 단백질을 결합한 GI-102는 한국과 미국, 호주에서 임상 1/2상 시험을 하고 있다. 2028년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 등으로 시판 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IL-2를 활용한 항암제는 대표 주자이던 미국 넥타테라퓨틱스가 임상 3상에서 실패한 뒤 한계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대표는 “당시 조절 T세포가 너무 늘어 항암 활성이 떨어졌다”며 “조절 T세포를 잘 억제하면서 항암 활성을 올리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CD80에 IL-2를 결합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했다. 인체 면역 반응을 정교하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상 단계에서 정밀한 용량 최적화 과정을 요구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흑색종, 신장암, 간암 대상 병용 2상을 하고 있다.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던 환자에게 투여했더니 암이 크게 줄거나 사라지는 객관적반응률(ORR)이 40%였다. 암이 자라지 않은 환자까지 포함한 질병조절률(DCR)은 80%를 넘었다. 면역항암제 활용을 확대하는 데 GI-102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맥주사를 피하주사(SC)로 바꾸기 위한 단독요법 1b상도 순항하고 있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세계 1위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를 방광암·대장암 환자에게 함께 투여하는 임상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장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GI-102와 ADC를 병용투여하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테스트용 임상 2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ADC는 공격 범위가 크고 넓지만 정밀함이 떨어진다. GI-102 병용 전략은 대규모 공격에 숨은 암세포까지 없애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명예교수와 인연이 깊다. CTLA-4를 활용한 조절 T세포의 면역 억제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를 2009년 ‘면역학’에 함께 발표했다. 이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신약 개발로도 이어졌다. 장 대표는 “노벨상 수상으로 조절 T세포가 면역 메커니즘에서 키 플레이어로 활약한다는 게 입증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면역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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