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가 ‘제조(manufacturing)’와 ‘제조업’에 대한 올바른 정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조’를 흔히 ‘공장 생산’으로 이해하는데, 이 사소해 보이는 오류가 중차대한 국가 전략의 방향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제조의 올바른 정의는 공장 생산이라는 협의의 의미가 아니라 상품 기획, 제품 개발, 구매, 생산, 물류, 판매, 애프터서비스 등 제품의 가치사슬 전체를 포함하는 광의의 의미다.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 개발도상국 시대에는 가치사슬의 중간인 공장 생산에 있지만, 선진국 시대에는 양 끝단인 상품 기획, 제품 개발, 판매, 브랜딩, 서비스로 이동한다. 잘 팔리는 제품은 공장 생산보다 상품 기획, 제품 개발에서 먼저 결정되기 때문이다. 공장 생산 중심의 제조라는 잘못된 통념을 기업 가치사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광의의 제조 개념으로 시급히 바꿔야 한다.
우리 정부의 제조혁신 정책도 정의와 대상의 전환이 중요하다. 스마트공장, 스마트 제조, 자율 제조 등 그간의 제조혁신 정책은 공장을 혁신의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산업통상부의 최우선 과업인 M.AX(제조 인공지능(AI) 대전환) 정책은 공장 생산만이 아니라 상품 기획, 제품 개발 등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 반응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체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제조 AX에서 가장 중요한 제조 데이터 및 도메인 노하우 확보, 구조화 및 표준화 역시 그 대상을 광의의 제조로 확대해야 소기의 제조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이는 대한민국의 제조 AX 전략으로 제시해온 산업 특화(버티컬) 에이전트 AI 및 피지컬 AI 전략에 필수적인 요소다.
아울러 제조업의 올바른 정의와 인식도 시급하다. 제조에 대한 공장 중심 사고와 함께 제조업을 여전히 굴뚝 산업으로 불리는 철강, 화학, 기계 등 전통 제조업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 제조업은 물론 첨단 산업인 반도체, 로봇, 자동차, 바이오, 우주·항공, 방위 산업 등이 모두 제조업이다. 양질의 안정적 일자리는 물론 AI, 데이터, 소프트웨어 혁신도 제조업이 원천이다. 모든 선진국이 첨단 제조업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우리 경제의 핵심인 수출도 거의 90%가 제조업이다. 게다가 디지털 및 AI 대전환으로 제조업은 서비스, 에너지, 문화, 콘텐츠 등 연관 산업과 융합하며 거대한 융합 산업으로 무한 진화하는 중이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 제조업은 이제 끝났고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비스업 육성은 꼭 필요한 일이나 제조업을 향한 섣부른 판단은 대단히 위험한 오판이다. 통계를 잘못 해석한 판단도 연관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제조업 비중은 28%, 서비스업 비중은 58% 수준이다. 일견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두 배 넘는 것으로 보이나 사실은 전혀 다르다. 연구개발(R&D) 및 엔지니어링 서비스, 소프트웨어·정보기술(IT) 서비스, 제조 물류·유통·금융 등 제조 연관 서비스는 서비스업에 포함돼 있지만 사실상 제조업 범주에 속한다. 이를 합치면 실질 제조업 비중은 45%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돼 서비스업보다 커진다. 절대적 중요성과 함께 무한 진화하는 제조업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미래로 AI 대전환 등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 미·중 패권전쟁에서 우리 제조업에 주어진 지정학적 중요성까지 감안하면 M.AX 기반 제조업 AX 전략은 산업부 주도 아래 전 부처가 협력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대한민국과 이재명 정부의 산업 전략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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