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사진)의 구속 상태가 유지되면서 경영 공백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이 직접 추진한 한온시스템 정상화 및 글로벌 보호무역 대응 전략, 중장기 투자 계획 등이 사실상 백지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지난 22일 조 회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배임 등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앞선 1심 선고(징역 3년)에서 1년 '감형'된 결과다.
조 회장은 이번 판결로 지난 5월 시작한 수감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리더십 부재를 넘어 그룹의 글로벌 경영 전략과 미래 성장 로드맵 전반이 불확실해진 셈이다. 전략적인 민첩성·일관성 및 추진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조 회장이 직접 챙겨왔던 핵심 의제들에 당장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전략적 협업,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 등 최고 의사결정권자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들이 보류될 수밖에 없다.
한온시스템 정상화 작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조 회장은 올해 초부터 한온시스템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직접 구조 개선을 주도해 왔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기술력에서 세계 1위 업체인 일본 '덴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다. 정부도 산업기술보호법에 근거해 한온시스템의 열 관리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 회장은 "시장과 모빌리티 업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티어가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단순 업무 개선이 아닌 조직·전략의 전면적 변화 수준 쇄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의 그룹 편입 이후 추진되던 재무 구조 혁신, 지역 비즈니스 그룹 신설, 연구개발 체계 재정비 등의 쇄신 작업도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글로벌 경제 외교도 사실상 중단 상태를 이어가게 됐다. 조 회장은 앞서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신차용 타이어 공급 확대와 모터스포츠 협력 방안까지 논의했다. 또 폭스바겐그룹 전반으로의 협력 확장을 모색해 온 바 있다.
통상 환경 대응 또한 어려워질 전망. 조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및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통상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해 왔다. 또 경영혁신회의 및 지역전략회의(RSC) 등 계열사·대륙별 그룹 글로벌 전략을 제시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변화 대응안 등을 점검해 온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다. 향후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과 글로벌 확장은 특히 오너의 결단이 핵심"이라며 "자칫 국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물론이고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