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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바람픽쳐스 인수가 공방…2심 재판 나선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CEO와 법정]

입력 2025-12-23 13:59   수정 2025-12-23 14:05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해 회사에 3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의 2심에서도 바람픽쳐스의 ‘적정 인수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박정운·유제민)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대표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항소한 검찰 측은 원심이 바람픽쳐스 인수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추진됐다는 점을 반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바람픽쳐스는 피고인 이준호가 배우자 윤정희 명의로 지분 80%를 보유했고, 인수 계약 체결 당시 제작사로서 실질을 전혀 갖추지 못한 사실상 유령회사였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피해 회사 직원도 바람픽쳐스가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인 2019년 12월 1일께부터 제작사로서 실질적 운영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며 “경영상 필요에 따라 피고인들이 바람픽쳐스를 인수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이준호의 개인적 이익 실현을 위해 인수 구조를 조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 측은 “바람픽쳐스 인수는 카카오엔터 설립 이전부터 회사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경영상 필요에 따라 추진됐다”며 “바람픽쳐스는 기대에 부응해 카카오엔터에서 최고 매출을 내는 회사로 거듭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사는 경영상 필요 판단 기준으로 사무실과 직원 등 외형을 갖췄는지 따지고 있는데 이는 드라마 제작사의 특성과 실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며 "바람픽쳐스에 대한 내·외부 가치 평가 결과 가치 평가는 400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바람픽쳐스의 객관적 가치를 확인할 자료가 부족해 1심이 무죄로 판단했다며, 배임 혐의 손해액을 특정하기 위해 감정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가치평가를 진행한 정상원 회계사의 재평가 결과 바람픽쳐스 가치는 285억원으로 재산정됐는데 이를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1심에서 손해액과 관련해 충분히 석명을 구할 시간이 있지 않았나”라고 지적하며 이 요청을 기각했다. 김 전 대표 측도 “1심에서 여러 차례 지적했고 재판부도 공감했지만, 검찰은 바람픽쳐스 가치가 0원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며 감정이 필요 없다고 했다”고 맞받았다.

검찰은 카카오엔터가 이 전 부문장이 실소유한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해 이 전 부문장이 319억 원 상당의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그 대가로 김 전 대표가 이 전 부문장으로부터 12억5646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1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의 임무 위배 행위로 카카오엔터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어렵다며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의 특경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부문장이 회삿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경법상 횡령)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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