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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에도…현대차그룹 美판매 '역대 최대'

입력 2025-12-23 16:49   수정 2025-12-24 01:12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예약했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카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이 적중한 덕분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와 함께 3년 연속 ‘톱4’ 자리도 지킬 전망이다.

◇도요타 이어 증가율 2위
23일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올해 미국 판매량은 184만3640대로 추산됐다. 전년(170만8294대)보다 7.9%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신차 판매 증가율 전망치(1.8%)를 크게 웃돈다. 주요 완성차 업체별로 보면 도요타(8.4%)에 이은 ‘넘버2’였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상승한 11.3% 안팎이 될 전망이다. 올해 미국 신차 판매량은 1630만 대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 증가의 일등 공신은 하이브리드카였다. 현대차·기아는 2021년부터 투싼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인기 SUV’에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대거 투입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틈타 연비 효율이 높은 차를 찾는 소비자를 집중 공략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미국의 전체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2020년 45만7000대에서 지난해 172만9000대로 네 배 가까이 뛰었다. 현대차의 올해 1~10월 하이브리드카 판매량도 25만7340대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22만2486대)을 훌쩍 뛰어넘었다.
◇차값 동결도 판매 증가에 한몫
SUV 라인업 확대도 한몫했다. 현대차·기아는 투싼, 싼타페, 쏘렌토 등 중형부터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등 대형까지 SUV 풀라인업을 갖췄다. 2019년 5.8%에 그치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중대형 SUV 점유율은 올해 15.2%로 치솟았다.

업계에선 올해 4월부터 부과한 수입차 관세에도 현대차그룹이 차값을 올리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한 경쟁사와 달리 가격 인상을 자제한 게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됐다”며 “하이브리드카 등 고수익 차종 판매를 늘린 덕분에 가격을 동결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판매 순위 ‘빅4’의 시장 점유율은 평균 2.6% 상승한 반면 스텔란티스 등 하위 업체들은 뒷걸음질 쳤다. 인기 브랜드로 수요가 쏠렸다는 얘기다.

콕스오토모티브는 내년 미국 신차 판매량이 올해보다 2.4% 감소한 158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차 관세 여파로 차값이 오르면 수요 위축을 부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은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이중고’가 본격화하는 해”라며 “상품성을 끌어올려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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