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위가 8월부터 사전 합의한 기본 모형에 따라 부족한 의사를 추정해온 만큼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결론 도출을 미룬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의사 수급의 안정성 확보는 더는 늦출 수 없는 과제인 데다 추계위 결론에 따라 당장 2027년도 의과대학 정원이 결정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알려진 바로는 인공지능(AI)이 의사의 생산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와 의사의 근무 일수 변화를 어떻게 인력 추계에 반영할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추계위 논의에서 AI 활용으로 진료 생산성이 높아져도 2040년 의사 수는 수요에 비해 1만 명가량 부족한 것으로 계산됐다.
근무일이 지금보다 10% 줄면 의사 부족 인원이 최대 3만6000명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 및 진료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가파른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추계위의 이번 추계 범위는 윤석열 정부가 2025년도 의대 증원의 근거로 활용한 자료와도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40년 1만6746명, 홍윤철 서울대병원 교수는 1만8102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봤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논리적 정합성을 결여했고 의사 수 추계가 부정확했다’는 감사원 발표와 다르다. ‘의대 증원’ 결정 자체가 아니라 의정 갈등과 의료 대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이 문제였다.
응급실 뺑뺑이에서 보듯 와해된 필수 의료와 공백 상태의 지역의료를 되살리는 것은 당면 현안이다. 인기과 쏠림 등의 문제를 푸는 것과 별개로, 근본적으로는 의사 부족 문제부터 먼저 해소하는 것이 순서다. 의사 양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는 손쓸 방도조차 없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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