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실적은 부진하지만 주가는 미국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은 단기 수요 둔화보다 항공사 체질 개선에 따른 중장기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웨스트항공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그러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4% 상승해 미국 내 여객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업계 수익성 선두 기업인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약 17%에 그쳤다.
사우스웨스트 주가는 최근 2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을 기점으로 진행되는 사업 구조 전환이 본격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항공업 담당 애널리스트 사반티 시스는 CNBC에 “사우스웨스트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은 수요 환경이 아니라 회사의 전략 변화”라며 “수요가 핵심 요인이었다면 다른 항공사 주가도 같은 흐름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스웨스트는 내년 1월 27일부터 전면적인 지정좌석제를 도입한다.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자유석 탑승 방식을 폐지하고, 전 보잉 737 기단에 좌석 등급별 요금 체계를 적용한다. 기내 앞쪽의 추가 다리 공간 좌석은 유료로 판매되며, 일부 노선에서는 편도 약 80달러 수준의 요금이 책정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지정좌석제와 추가 다리 공간 좌석 도입으로 내년 세전 기준 약 10억 달러, 2027년에는 약 15억 달러의 추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지정좌석과 추가 다리 공간 좌석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이 불가피하다”며 “현재 예약 흐름은 이 전략이 충분한 사업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월가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이달 초 사우스웨스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의 브랜던 오글렌스키 애널리스트는 사우스웨스트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내년에 4달러를 웃돌고, 2027년에는 6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지정좌석제 도입은 사우스웨스트가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또 다른 정책을 폐지한 데 이은 변화다. 회사는 이미 ‘위탁 수하물 2개 무료’ 정책을 종료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초저가 베이직 이코노미 요금제도 도입했다.
다만 단기 실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사우스웨스트는 다른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초 수요 둔화 이후 2025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워싱턴의 재정 긴축 기조가 항공 수요를 압박한 데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예약 수요가 더 위축됐기 때문이다.
사우스웨스트는 통상 매년 1월 말, 전년도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다. 시장의 관심은 실적 자체보다, 구조 전환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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