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전 당시 로보택시들이 운행을 중단한 이유를 해명했다. 신호등 인식 기술 결함이 아니라 중앙관제 시스템으로 몰린 ‘확인 요청’ 과부하가 원인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웨이모는 지난 2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일 7000여 건의 신호등이 꺼진 상황을 성공적으로 처리했지만 시스템 장애로 인한 확인 요청이 집중돼 응답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웨이모에 따르면 로보택시는 신호등이 꺼진 상황을 ‘사거리 정지’ 상황으로 인식했다. 이는 네 방향에서 온 차들이 일단 멈춘 뒤 도착한 순서대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신호등이 꺼져 먹통이 됐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로보택시는 정상 작동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로보택시가 멈춘 것은 이렇게 주행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라고 웨이모는 설명했다. 웨이모 차량은 비상 상황에서 판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차량관리팀에 확인을 요청하도록 설정돼 있다.
소규모 정전 때는 이 과정이 정상 작동했으나 도시의 3분의 1이 정전되자 짧은 시간 지나치게 많은 요청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관제 시스템에 병목 현상이 발생했고, 응답이 지연되자 차량들이 도로 위에서 대기하며 멈춰 섰다. 결국 웨이모는 긴급 차량 통행 방해 등을 우려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차량을 차고지로 복귀시켰다.
회사 측은 “초기 배포 단계에서 안전을 위해 설정한 확인 프로토콜이 소규모 정전에는 유효했지만 이번 같은 대규모 사태에 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차량이 정전 상황을 더 명확히 인지하고 독자적으로 판단해 주행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즉각 업데이트하겠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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