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집값과 전셋값은 요동치면서 서민들을 당혹케 했다. 정부는 수시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지만 딱 떨어지는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유튜브와 SNS에서는 ‘오늘이 가장 싸다’, ‘마지막 기회’라는 공포 마케팅이 넘쳐난다.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넘쳐나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에 답하는 이가 많지 않다. 이 동네는 왜 오르는가. 반대로 호재가 있는데도 왜 오르지 못하는가.
<사는 곳, 바뀔 곳, 오를 곳>이 부동산의 핵심을 짚었다. 이 책은 부동산의 기본인 입지를 바라보는 법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풀어낸 입문서다. 구독자 60만명을 바라보는 한국경제신문의 부동산 유튜브 채널 ‘집코노미’를 7년째 이끄는 전형진 기자가 대한민국 곳곳을 돌며 현장 취재한 기록을 녹여냈다.
이 책은 단순히 ‘어디를 사라’는 투자 조언을 담고 있지 않는다. 대신 입지를 해석하는 법을 알려준다. 아무리 좋은 시기에 샀어도 입지가 나쁜 곳을 사면 손해를 본다. 아무리 비싸게 샀어도 입지가 좋은 곳을 사면 보상받기 마련이다. 정책은 바뀌고 시장은 출렁이지만 부동산에서 입지의 중요함은 바뀌지 않는다. 부동산 입지를 볼 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지금’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통찰력이다. 10년 후를 예측하는 진짜 부동산 안목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책이다.
낡은 주택가를 보고 미래의 아파트 단지를 상상하고 논밭을 보고 신도시를 떠올리는 것이 부동산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문·휘경뉴타운부터 성수동이 힙플레이스가 된 이유, 동대문 상가가 몰락한 배경, 동탄신도시의 발전 여정까지 다양한 사례가 담겼다. 공간이 변화하는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의 구조적 딜레마, 정책이 부동산의 운명을 좌우하는 메커니즘, 철도 지하화와 GTX가 불러올 급격한 지역 변화, 판상형과 탑상형 아파트의 장단점, 조감도와 실물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등 알아두면 유용한 지식이 가득하다.
저자가 직접 촬영하거나 집코노미 채널에서 쓰인 100여장의 현장 사진, 그리고 지도와 도표가 이해를 돕는다. 매매나 전세로 실거주를 계획한 지역의 가장 객관적인 데이터를 무료로 얻을 수 있는 팁이 유용하다. 분양 광고와 조감도로 수요자를 속이는 방법, 쏟아지는 부동산 뉴스 중 믿고 볼 기사와 걸러야 할 기사의 유형 등까지 솔직하게 풀어놨다.
빠숑, 김시덕, 붇옹산 등 부동산업계 유명 인사들은 이 책을 ‘도시 읽기의 새로운 교양서’라고 평했다. 월천대사는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우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기를 권한다"고 추천했다. 집을 사는 사람이든 파는 사람이든, 투자자든 실거주자든 이 책을 읽고 나면 새로운 관점으로 부동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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