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역할은 민간 자본이 주택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극’해 주는 것입니다.”호주 주거용 부동산기업 더리빙컴퍼니(TLC)의 크레이그 캐러허(사진 왼쪽), 스티븐 가이타노스 공동 대표는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TLC는 네덜란드 연기금(APG)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유치하며 사업을 키워온 호주 기업형 임대주택(BTR·Build to Rent)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금융·법률 전문가인 캐러허 대표는 정부가 직접 공급자가 되는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직접 집을 짓는 방식은 효율성이 낮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뿐 아니라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한다”며 “해외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 같은 유인책을 던져주면 글로벌 자본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찾아 알아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민간의 창의성과 자본이 움직일 ‘판’을 짜는 게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임대주택의 개발과 운영을 총괄하는 가이타노스 대표는 BTR이 입주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BTR은 단순히 집을 임대하는 것을 넘어 교육과 기술, 사회적 연결을 결합해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개별 임대인은 제공할 수 없는 호텔급 서비스를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업형 임대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공동대표는 한국 시장의 혁신 잠재력과 기술 협력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캐러허 대표는 “한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테크 기업이 포진해 있는 국가”라며 “이들의 첨단 기술력과 우리의 운영 노하우가 결합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진화한 주거 모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시드니=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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