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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몸매' 대신 '근력' 키우더니…68세 여성도 푹 빠졌다 [이혜인의 피트니스 리포트]

입력 2026-01-05 07:00   수정 2026-01-05 13:39



손바닥과 어깨에 흰 탄마 가루를 날리며 선수가 무대 위 랙 앞에 선다. 기회는 최대 세 번.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 년에 걸쳐 준비하지만, 바벨을 들어 올리는 순간은 몇 초에 불과하다. 짧은 찰나에 고도의 집중력을 쏟아 체중의 두 배가 넘는 무게를 들어 올리고, 통과 판정을 의미하는 흰 불이 켜진다. 관객석에서는 함성이 터진다.

이 종목은 바로 ‘파워리프팅’. 스쿼트,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로 구성된 이른바 ‘3대 운동’의 1회 최대 수행 무게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진정한 힘을 겨루는 대회다. ‘힘’은 오랫동안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대회의 풍경은 다르다. 여성 참가자들이 대거 출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무엇에 이끌려 이토록 무거운 무게를 들게 된 걸까.

○‘3대 755㎏’…힘의 향연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서울 도봉구 창동문화체육센터에서 대한파워리프팅협회(KPA)가 주최한 ‘제2회 파워리프팅 클래식 대회’가 열렸다. 엘리트가 아닌 생활체육 대회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파워리프팅을 즐기는 트레이너와 직장인 등 동호인들이 대거 출전했다. SBD, 삼대오백, 메트콘, 엘리베이트, 브이몬드 등 웨이트 트레이닝 관련 기업들도 후원사로 참여했다.

파워리프팅 대회는 체중별로 체급을 나눠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더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남성부는 오픈 기준으로 -59㎏급, -66㎏급, -74㎏급, -83㎏급, -93㎏급, -105㎏급, -120㎏급, +120㎏급 등 총 8개 체급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한명식 씨(+120㎏급)가 스쿼트 305㎏, 벤치프레스 180㎏, 데드리프트 270㎏을 들어 총합 755㎏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최고 중량을 들어 올렸다. 체중 대비 기록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베스트 리프터’ 부문에서는 -93㎏급 이지수 씨가 747.5㎏(스쿼트 280㎏·벤치프레스 167.5㎏·데드리프트 300㎏)을 들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파워리프팅은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해온 종목이다. 최근 근력 운동의 중요성과 재미가 알려지면서 동호인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국제 파워리프팅 단체들이 한국에서 대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오픈파워리프팅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공식 파워리프팅 대회는 총 10회에 달했다. 미국 파워리프팅 단체 USAPL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80명대가 참가한 대회를 개최했으며, 국제 약물 무사용 파워리프팅 협회(INTDFPA)는 최근 한국에서 311명 규모의 세계권 대회를 열기도 했다.

대회 첫날 심판장으로 참여한 파워리프팅 유튜버 이토끼(이정화 선수)는 “이번 대회는 초보자부터 실력자까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수준과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많아질수록 파워리프팅의 저변도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파워리프터들 '급부상'
파워리프팅의 인기는 비단 남성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대회 현장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국제파워리프팅연맹(IPF) 주최 파워리프팅 대회에서 여성 참가자 비중은 2010년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0년에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여성의 비율이 18.4%에 그쳤지만, 2023년에는 30.9%까지 늘어났다.

여전히 국내 피트니스 산업이 마른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를 중심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근력 신장이라는 신체 기능을 목표로 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풀이된다.

기록 역시 매섭다. 이날 여성부에서 가장 많은 무게를 들어 올린 선수는 -69㎏급의 김선영 씨다. 김 씨는 스쿼트 140㎏, 벤치프레스 52.5㎏, 데드리프트 152.5㎏를 성공시키며 총합 345㎏을 기록했다. 그는 “약 100일 정도 본격적으로 준비했는데,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확신이 생겼다”며 “대회 당일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중량과 맞서는 도전 자체가 큰 자극이었고, 응원을 받으며 경기에 임한 경험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총 325㎏를 들어 여성부 베스트 리프터 상을 받은 -57㎏급의 장유리 씨는 파워리프팅을 ‘자기 증명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는 “건강을 위해 운동을 지도하는 트레이너로서 운동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다”며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스스로를 증명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철저히 준비해 대회에 올랐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참가자의 도전도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올해 68세인 강점예 씨는 이날 마스터급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 씨는 “처음에는 나이가 들면서 힘이 약해지고, 남에게 신세 지지 않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며 “파워리프팅을 하면서 오히려 누구보다 내면이 단단해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종목에 도전해 이 기쁨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KPA를 설립·운영하고 있는 노지훈 배럴스트렝스 대표는 “파워리프팅은 단순히 무거운 무게를 드는 운동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또 집중하며 실력을 쌓아가는 종목”이라며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파워리프팅을 접할 수 있도록 구조와 문화를 만드는 데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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