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터리 셀 업체의 실적이 내년에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기차(EV)용 배터리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시장에 대한 기대도 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2차전지 업종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미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며 10월 미국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이 급감했다. 미국·유럽 연비 규제,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 판매량 규제 등의 정책이 완화한 점도 판매량 전망치를 낮추는 요소"라고 짚었다.
시장은 ESS가 EV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ESS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ESS가 EV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11월 집계한 2026년 ESS 신규 발전 용량은 23.7기가와트(GW)"라면서 "진행 단계로 볼 때, 실제 규모는 20.4GW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에 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ESS 배터리 셀 수요 증가율도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도 EV 대중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EV 수요가 테슬라에 쏠리고, 다른 업체 EV의 수요가 줄어 전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최 연구원은 "GM의 '슈퍼 크루즈'는 FSD와 비슷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만 주행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며 "테슬라 수요를 흡수하려면 FSD와 견줄 만한 기술력을 갖춰야 하는데 현재 이런 완성차 업체는 없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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