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은 30일 협의회를 열고 총 331개 경제형벌을 손질하는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사 처벌은 완화하되, 시장 질서를 해치는 중대 위법 행위에는 과징금 수준을 대폭 높여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 1차 (지난 9월 30일) 110개 경제형벌 합리화에 이은 후속 조치다.
예컨대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의 다른 유통망 공급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 역시 형벌 조항을 폐지하는 대신 과징금을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올린다. 공급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의 거래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정액 과징금이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확대된다.
반면 단순 행정 실수나 생활 밀착형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을 과태료로 전환해 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인다. 예컨대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기업 사업주가 함부로 회사 이름에 '금융투자'를 썼다가 징역 최대 1년·벌금 3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앞으로는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처벌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관리비 징수 내역 서류를 5년 동안 보관하지 않을 경우 최대 1년 동안 징역, 벌금 최대 1000만원을 부과하는 것도 손질해 과태료 1000만원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비료의 성분·효과·제조방법 등에 대해 과대광고한 경우 그동안 징역 2년과 벌금 2000만원을 부과했지만 앞으로 징역형은 폐지하기로 했다. 자동차제작자가 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서류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은 경우 벌금 300만원으로 돼 있는 벌칙 조항을 과태료 3백만원으로 변경한다.
동물미용업자 등이 인력 현황 등의 변경을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 처하는 징역 1년의 벌칙을 폐지하고, 식품제조가공업 대표자 성명 변경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의 처벌을 징역 5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등 경미한 실수는 형벌을 없애거나 완화한다. 캠핑카를 튜닝하고 검사받지 않으면 지금은 벌금을 부과하지만, 앞으로는 일단 과태료를 물도록 제도를 바꾼다.
당정은 이번 2차 방안을 통해 불공정 거래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강화하면서도, 과도한 형벌로 인한 전과자 양산은 막겠다는 방침이다. 관계 부처와 협의해 입법을 추진하고, 추가적인 3차 경제형벌 개편 과제도 발굴할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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