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가 먼저 시작된 비수도권 지역까지 포함하면 신입생이 ‘0명’인 학교도 적지 않다. 지난해 1학년 입학생이 ‘0명’인 전국 초등학교는 184곳으로 전년보다 27곳 증가했다. 아직 최종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는 200곳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30만92명으로 작년(32만4079명)보다 8.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초등학교에서 먼저 나타난 저출생 여파는 최근 중학교로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은 지난달 초 종로구 관내 4개 학교에 학급 감축 계획을 통보했다. 2026학년도부터 중앙중과 서울사대부설여중은 1학년 학급을 각각 4개에서 3개, 6개에서 5개로 줄여야 한다. 배화여중과 덕성여중은 2학년 학급을 각각 6개에서 5개, 4개에서 3개로 줄인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종로는 도심 공동화로 학령인구 감소 폭이 특히 큰 지역”이라며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해 학급 수를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폐교보다 더 우려하는 것은 교육활동 위축이다. 학교 규모가 줄면 방과후·동아리활동 등 교육활동의 폭이 좁아지거나 운영이 어려워지고 교원 배치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은 학년당 3개 학급, 학급당 학생 수 18명 이하 등 학교의 규모가 일정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학교를 교원 축소 우선 검토 대상으로 분류한다.
송파구의 한 학교장은 “교원 수가 줄면 교사 1인당 업무 부담이 커지고 교육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이런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일부 학부모들이 특정 학교를 기피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 여건을 보완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학교 규모가 작을수록 영어 몰입 교육 등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며 “‘프로그램 덕분에 대형학교보다 오히려 작은학교가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차별화된 운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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