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랩메드는 난치성 고형암 치료를 위한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송성원 대표(54)가 2019년 5월 설립했다.
대표 아이템은 뇌질환 중에서도 특히 치료가 어려운 교모세포종과 뇌전이암을 주요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세포치료제 기반의 혁신 신약이다. 뇌종양은 오래전에 개발된 화학 항암제 이후 성공적인 치료제 없어, 재발 환자의 경우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크고 위중한 질병이다.
셀랩메드가 현재 개발 중인 아이템은 ‘CLM-103’이라는 CAR-T 치료제이며, 이는 IL13Ra2(Interleukin-13 receptor alpha 2) 라는 표적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다.
IL13Ra2는 정상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지만, 교모세포종과 일부 뇌전이암 환자의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고발현되는 항원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IL13Ra2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치료제는 정상 세포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정밀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 시험을 통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였고,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아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셀랩메드의 기술적 차별성은 다음 두 가지 주요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첫째, 차세대 바인더 기술을 적용한 독성 최소화 전략이다.
“CAR-T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정상조직과의 비특이적인 결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성 문제가 큰 한계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특히 뇌 관련 CAR-T 치료제의 경우, 신경독성(neurotoxicity)은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치명적인 부작용이 될 수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템인 CLM-103은 암 조직에서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IL13Ra2에 대해서만 결합하는 고선택적 바인더(Binder)를 적용해 정상세포와의 결합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는 동시에, 암세포에 대한 표적 정확도는 더욱 높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CAR-T 치료제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실제 임상 단계 연구에서도 최고용량까지 용량 제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정맥투여(IV) 방식의 실현 가능성이다. 대부분의 뇌질환 대상 CAR-T 치료제는 직접 뇌내(intracranial) 또는 종양내(intratumoral) 투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수술적 접근이 필요하고,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침습적 치료다.
반면, 아이템인 CLM-103은 비침습적인 정맥투여(IV)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가진다. 외래 또는 입원 상태에서 간편하게 투여가 가능하고 존재하는 다수의 종양 전체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된다. 또한 정맥 내 투여된 CAR-T는 뇌실 내 투여와는 달리 전신 순환하여 체내 모든 부위에 도달할 수 있으므로 타겟이 발현되는 다른 암, 예를 들면, 난소암, 폐암 등 다른 암에도 적용을 확대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셀랩메드의 CLM-103 치료제는 희귀의약품에 속하기 때문에 대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고도 국내에서 생산, 유통이 가능한 특성을 가진 의약품이다. 국내외 시장을 각각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직접 판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병행하는 형태로 판로 개척 및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치료제 개발이 완료된 후 허가 절차를 거쳐 자체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직접 판매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정 뇌종양이라는 질환의 특성으로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주요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했다. 특화된 KOL(Key Opinion Leader) 네트워크를 확보해 주요 의사나 병원을 중심으로 유통 판매가 가능하다.
해외 시장 판로개척의 경우, 셀랩메드가 보유한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제약사 혹은 바이오텍과의 공동연구(Co-development) 또는 기술이전(License-out) 형태로 진출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CGT 치료제에 대한 규제가 명확하고 시장성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턴키 방식의 기술이전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모세포종과 같은 난치성 뇌질환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도 치료제가 매우 제한적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의 희소성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송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유영제약 내 바이오연구소에서 연구를 시작한 팀입니다. 당시 유영제약의 바이오 부서에서는 혁신적인 항암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특히 CAR-T 치료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치료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료제를 상업화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함께 GMP 제조소, 임상 인프라, 외부 협력 체계 등 공간적, 물리적, 조직적 확장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유영제약과 협의해 기존 연구 인력을 중심으로 회사를 스핀오프(Spin-off)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치료법이 거의 없는 난치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하자’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팀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창업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유영제약의 전략적 지원과 내부 투자를 통해 기반을 마련하였고, 이후 셀랩메드의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에 공감해 준 외부 투자사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스핀오프 창업 과정은 단순히 조직을 분리하는 것을 넘어, 연구 중심 조직이 상업화 가능성을 갖춘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해 나가는 중요한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당시의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실제 환자에게 닿을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셀랩메드는 시리즈 B까지 약 3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이 자금은 주로 당사의 핵심 인프라 구축과 초기 임상 개발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제조소를 직접 설립해 세포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제조 능력을 확보하였고, 현재 진행 중인 CAR-T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에도 중요한 기반 자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현재 임상 2상 진행 및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한 R&D, 조직 강화, 글로벌 진출 전략을 위해 Pre-IPO 라운드를 포함한 추가 투자 유치를 계획 중입니다. 유치한 자금을 기반으로 임상 진행 및 기술이전(License-out),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과의 공동연구 등을 추진하여 2027년에는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합니다.”
창업 후 송 대표는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 중 하나는 우리의 CAR-T 치료제를 정맥 투여 방식으로 진행했던 임상 1상에서 일부 환자들이 투여 후 장기간 생존해 있는 결과를 확인했을 때”라고 말했다.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CAR-T 기술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매우 의미 있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CAR-T 세포치료제는 지금까지 혈액암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고형암에서는 그 효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를 멈추지 않고 끝까지 지속하며 실제 환자 사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단순한 실험 결과 이상의 감동과 보람을 줍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송 대표는 “셀랩메드는 혁신신약 개발로 질병을 극복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우선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뇌종양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 중인 CLM-103을 희귀의약품으로 조건부 허가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승인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CAR-T가 승인 이전이므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CLM-103 이외에도 후속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통해서 CAR-T 면역세포치료제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셀랩메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창업도약패키지는 창업 3~7년 된 도약기 창업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최대 2억원의 사업화 지원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진흥원 지원사업이다. 스타트업의 경영 진단 및 개선, 소비자 요구 및 시장 환경 분석, 투자진단 및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19년 5월
주요사업 : CAR-T, 항체 등 혁신 의약품연구개발, 생물학적 제제 제조업
성과 : 아이템 (CLM-103) 표준요법 불응성 또는 재발성 악성뇌교종 임상 1상 승인 2022년 1월(국내 첫 고형암 사례), KDDF 임상과제 선정 2022년 08월, 식약처 바이오챌린저 프로그램 선정 2024년 7월, 표준요법 불응성 또는 재발성 악성뇌교종 임상 1b/2a 승인 2025년 3월,
식약처 인증 바이오의약품 전문수탁 GMP 인증 2024년 11월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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