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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잃어버린 10년 우려…美와 AI 경쟁으로 출구 모색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입력 2026-01-04 18:01   수정 2026-01-05 00:36

연초부터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상반기 목표 성장률인 5%를 간신히 웃돌았지만 3분기에는 4.6%로 떨어졌다. 지속 성장 여부를 알 수 있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38개월 연속 마이너스 국면이다. 헝다 사태가 터진 지 7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해 완커그룹마저 부도 일보 직전으로 몰렸다.

중국처럼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 경로는 외연적 단계에서 내연적 단계로 이행한다. 전자는 대약진운동 등을 통해 노동력을 총동원해 앞서가는 선진국을 따라잡는 추격 경로에 해당한다. 최대한 빨리 이 단계를 단축하기 위해 압축 성장하지 않으면 루이스 전환점을 맞아 고도성장이 멈춘다.

더 우려되는 것은 후자 단계로의 이행이 지연될수록 전자 단계에서 누적된 부작용, 즉 고임금·고금리·고땅값·고세율·고규제 등 5고(高) 현상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재임에 들어간 2017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0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러다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확산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도 이런 점을 의식해 2015년부터 ‘제조업 2025 계획’을 추진했다. 첨단기술 패권의 핵심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당시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과 비교할 때 산업 사이클상 유아기에 불과하던 중국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출범과 맞물리면서 초기에는 조만간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의 성과도 있었다. 골드만삭스 등은 2040년이 넘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 미국 추월 시기를 2028년 이내로 앞당기지 않겠느냐는 ‘피크 아메리카(Peak America)’ 보고서를 내놨다.

집권 1기 때 트럼프 정부는 나바로 패러다임을 근거로 ‘중국을 적, 공산당은 악’이라는 전제하에 중국에 초강경으로 나섰지만 의외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제조업 2025 계획의 초기 성과는 시진핑 주석의 전략상 승리가 아니라 반사적 성격이 강했다. 그 실체는 미국이 대중국 전략을 수정하면서 곧바로 입증됐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들어 2차대전 이후 구축해 놓은 기득권을 십분 활용해 반도체 굴기 구상을 추진했다. 성과도 곧바로 나타나 중국과의 격차가 다시 30년 이상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집권 1기 실패를 바탕으로 트럼프 정부는 집권 2기 들어 중국과의 첨단기술 패권 경쟁에서 동맹국 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리쇼어링 정책으로 선회했다.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 규모는 1조달러에 육박했다. 미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자국화까지 추진 중이다. 정권교체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과제다.

반면 중국은 챗GPT가 대중화하기 시작한 2023년부터 ‘AI+행동계획’을 추진했다. 인식형, 생성형, 피지컬로 가는 AI 발전 단계상 초기 단계에서 미국에 뒤떨어진 점을 인정하고 곧바로 최종 단계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도 AI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하다간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중간선거에서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도 미·중 간 벌어지고 있는 AI 대전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와 증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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