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 인공지능(AI)이 실물로 구현되고 일상으로 확산하는 흐름을 나타내는 혁신제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곳곳에서 "CES가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 같은 흐름이 눈으로 보여지는 무대로는 이만한 곳이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CES 2026은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전시 주제를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로 정했다. 삼성표 'AI 라이프'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단 취지다. LG전자는 '당신에게 맞춘 혁신'을 주제로 정하고 공감지능으로 연결된 일상을 강조하면서 '가사 해방'이란 목표를 구체화했다.
해외 경제·IT 매체들은 이번 CES를 'AI의 범용화'로 요약했다. AI가 탑재된 스마트 기기들이 이전보다 대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모든 제품군에 AI 기반 연결성을 강화하려는 삼성전자·LG전자 전략 방향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CES를 "AI 기반 스마트 기기가 지배했다"고 평가했던 FT는 올해도 AI가 화두라고 강조했다. 가전제품에 생성형 AI가 탑재되고 자동차에 자율주행 AI 두뇌가 저용되는 흐름을 '대중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다만 겉으로만 AI 기능을 표방하는 'AI 워싱' 제품들도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CES에서 해외 매체들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로보틱스'다. "피지컬 AI 시대가 열렸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S)의 지난해 CES 당시 선언이 맞아떨어진 국면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피지컬 AI 상용화의 원년이 된다는 관측이다.LG전자는 '가사 해방'이란 목표를 실현할 첫걸음으로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를 공개했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도 각각 홈 어시스턴트 로봇, 보안·헬스 중심 서비스 로봇을 선보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각종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로봇들도 대거 출격한다.
IT 매체 더버지는 "올해 CES를 기점으로 가사나 간호를 돕는 가정용 로봇이 공상과학의 산물이 아닌 현실적 가전제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매체들은 반도체 업체들 간 각축전도 볼거리로 꼽았다. 인텔·AMD·퀄컴 등은 CES기간 차세대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 PC·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의 신형 칩은 AI 연산 가속, 전력 효율 향상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텔은 노트북용 신형 칫셋 '팬서 레이크', 퀄컴은 '스냅드래곤 X2 칩'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AMD는 '고르곤 포인트'란 코드네임의 차세대 모바일 CPU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거대 AI 모델 학습에 메모리 칩이 쏠리며 PC·모바일용 D램 가격이 폭등, 완제품 가격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품귀·가격 급등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테크크런치는 이 때문에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AI 시대의 고성능 컴퓨팅 비전'을 주제로 한 기조 연설을 주목했다. AI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와 차세대 GPU 경쟁을 놓고 어떤 전략 방향이 제시될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IT 매체 씨넷은 이번 CES를 '가전 올림픽'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차세대 TV 동향에 집중했는데 모든 기술이 실제 상용화되는 시기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로봇·AI 기술의 생활화에 주목하면서 "CES는 로봇청소기부터 AI 반려로봇까지 미래 생활상을 미리 체험하는 장"이라고 전했다. 폰아레나는 스마트폰 신규 폼팩터를 언급하면서 폴더블폰 시장이 두 번 접는 듀얼폴딩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버지도 "스마트폰은 CES의 주류가 아니지만 올해는 예외적으로 두 개의 힌지를 가진 '괴짜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두 번 접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CES 단독 전시관 내에 마련한다.
안드로이드헤드라인·안드로이드어소리티 등 안드로이드 전문 매체들은 구글 생태계와 CES 기술 사이의 접점을 살피는 데 주럭했다. CES에서 공개될 각종 스마트 가전과 자동차들이 안드로이드 OS·구글 어시스턴트와 어떤 방식으로 연동되는지를 주목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AI 투자 열기가 정점에 달하고 있다면서 "AI가 과대 광고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상업적 활용 국면에 접어든 시기에 CES가 열린다"고 분석했다.
라스베이거스=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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