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액 의료비가 드는 희소·중증난치질환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을 10%에서 5%로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희소질환 치료제의 건보 적용에 걸리는 기간도 240일에서 100일로 절반 이상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일반적으로 건보 본인부담률은 외래 진료 시 30% 수준이다. 다만 중증질환자 고액진료 부담 완화를 위해 건보 본인부담률을 완화하는 ‘산정특례’ 제도 대상인 희소·중증 난치질환은 10%, 암은 5%만 부담하면 된다. 2025년 기준 희소질환 1314개, 중증난치질환 208개가 산정특례 적용 대상이었다.
정부는 희소·중증 난치질환의 고액 진료비에 대한 건보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5%로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현재 본인부담 일정 금액 초과분을 사후 환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구체적인 인하 방안을 마련해 하반기에 시행할 예정이다. 산정특례 적용 대상 희소질환은 선천성 기능성 단장증후군 등 70개 질환을 추가해 확대한다.
희소·중증난치질환의 지속적인 산정특례 적용을 위해 5년마다 해야 했던 재등록 절차도 환자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그간 희소질환 285개, 중증난치질환 27개에 대해서는 산정특례 재등록 시 별도의 검사 결과를 요구했으나, 앞으로는 재등록 시 검사 결과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희소·중증난치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특성상 별도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복지부는 당장 이달부터 샤르코-마리투스 질환 등 9개 질환에 대해 재등록 시 검사를 삭제했다. 샤르코-마리투스 질환은 유전자 이상으로 손과 발의 말초신경 발달에 영향을 받아 근육의 위축과 변형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앞으로 전체 질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저소득 희소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비 지원사업도 확대한다. 의료비 지원 대상을 선별할 때 부양의무자에 대해 별도 적용하던 소득·재산 기준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식이조절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맞춤형 특수식 지원도 확대한다.
희소질환 환자가 치료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공적 공급을 강화한다. 환자들이 해외에서 직접 샀던 자가치료용 의약품은 정부 주도로 구매해서 공급하는 ‘긴급도입’ 품목으로 전환한다. 올해부터 매년 10개 품목 이상의 자가치료용 의약품을 긴급도입 품목으로 전환해 2030년까지 41개 품목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필수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정부, 제약·유통·의약 분야 협회, 제약사 등이 참여하는 공공 생산·유통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정부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제약사에 공급이 중단됐거나 중단 우려가 있는 의약품의 제조를 요청한 후 전량 구매해 공급하는 주문제조 활성화를 추진한다.
희소질환의 적절한 치료·관리를 위해 희소질환 의심 환자와 가족의 유전자 검사 등 진단 지원을 확대하고, 사는 곳에서 계속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체계도 만든다. 희소질환 전문기관을 지난해 13개 시도 17곳에서 올해 15개 시도 19곳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더욱 확대해 지역완결형 진료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올해부터 우선 시행 가능한 대책은 조속히 이행하고 추가로 필요한 과제를 지속 발굴하겠다”며 “희소·중증 난치질환자가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대통령은 “희소질환자에 대한 치료보장 문제는 여러분 개인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문제일 것”이라며 “새로운 정부는 희소질환자에 대한 치료 지원과 진단 지원 또는 복지 지원 등에 대해 많은 개선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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