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을 위한 주택과 의료·돌봄·문화·체육 시설을 패키지로 조성하는 ‘은퇴자 마을’사업이 연내 본격화한다.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련 산업·일자리를 만들어 고령층의 주거안정뿐 아니라 지방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되는 제도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방으로 주택 다운사이징이 이뤄지면서 주택 공급 부족 문제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에는 이를 위한 ‘은퇴자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돼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사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로 조만간 국회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 법안은 은퇴자마을을 일정 규모 이상의 단지로 규정하며, 의료·교육·문화·체육·복지·관광·환경·공원녹지시설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복합단지로 개발하도록 명시했다. 국토부가 5년 단위로 은퇴자마을 정책의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게 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공공기관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 등을 은퇴자 마을 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다. 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은퇴자 마을주민의 생활 안정과 보건복지 증진을 위해 보건의료 등 시설 및 인력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는 은퇴자마을주택을 건설해 입주자격을 갖춘 자에게 분양 또는 임대할 수 있다. 분양은퇴자마을주택은 노인복지주택으로 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강원도 춘천시다. 전국 1호 은퇴자마을을 목표로 지난해 7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은퇴자 마을 특별법 입법 움직임에 발맞춰 오는 2035년까지 도심 근교형 은퇴자 마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경남 거창군은 오는 2027년 말까지 은퇴자들을 위한 주거 단지와 복합문화센터, 시니어형 체육센터 등을 갖춘 ‘지식-인(IN) 거창 아로리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3년 지역활력타운 조성 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 사업은 현재 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전북 순창군은 올해 지역활력타운 조성 사업 공모에서 도시 은퇴자와 귀촌인, 청년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주거 단지를 조성하고 수요 맞춤형 돌봄·교육 연계사업을 통해 청년 취·창업을 지원하는 '순창 행복플러스타운'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3년부터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통해 ‘골드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3년 11월 1호 사업지로 강원도 삼척시를, 2024년 7월엔 2호 사업지로 충남 보령시를 각각 선정했다. 지난해 3월 지방공기업이 지자체 간 상호 합의를 거쳐 타 지자체 관할구역에서도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방공기업법이 개정되면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삼척은 올해 5월 골드시티 도시개발사업 구역을 지정했고 보령은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상위 계획인 보령시 도시기본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재원 조달과 시설의 우선순위 등 제도 정비가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H 관계자는 “골드시티 사업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이나 지역활성화투자펀드 등 정부 재정이 투입된다면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고령자들이 은퇴자 마을로 이주할 수 있는 유인을 마련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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