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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짜리 과자 사려고 '오픈런'…난리 나더니 '9만원에 팝니다' [트렌드+]

입력 2026-01-07 07:30   수정 2026-01-07 09:05


지난 1일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개점 전부터 소비자들이 길게 줄 서는 ‘오픈런’이 연출됐다. 초특가 할인이나 생필품을 사기 위한 줄이 아니었다. 매장 앞은 장바구니를 든 고객 대신 버추얼(가상) 아이돌 그룹 ‘스텔라이브’ 협업 상품을 사기 위해 모인 팬들로 채워졌다. 이 매장 직원은 “입고된 첫날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이후에도 재고 여부나 재입고 일정을 묻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버추얼 IP(지식 재산권)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인기가 기존 연예인 팬층 못지않은 결집력을 자랑하면서 새로운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으면서다. 이에 업계는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면서 고객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1차 흥행 이어 2차도 조기 품절 …버추얼 협업 상품 인기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슈퍼는 지난달 말부터 버추얼크리에이터 그룹 스텔라이브와 협업한 ‘하임X스텔라이브’를 출시했다. 크라운제과 ‘화이트하임’, ‘초코하임’ 제품에 스텔라이브 멤버들의 IP를 결합한 기획팩이다. 제품과 함께 포토카드 2장이 무작위 동봉된 게 특징이다. 공식 온라인 몰에서 선판매를 진행했으며 지난 1일부터는 롯데마트 전 지점과 롯데슈퍼 주요 지점에서 오프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이번 기획은 지난 9월 선보인 ‘쿠크다스X스텔라이브’ 1차 협업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됐다고 마트 측은 설명했다. 당시 제품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준비 물량이 3분 만에 소진됐고 팬들의 재입고 문의가 이어지면서 2차 판매까지 이뤄졌다.

이 같은 인기는 이번 협업에서도 확인됐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틀간 대부분의 준비 물량이 소진됐다. 1차 협업 대비 제품 수량을 약 20% 늘렸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몰리며 조기 품절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스텔라이브 콜라보(협업) 상품은 지난달 31일 개시된 온라인 주문과 지난 1일 오프라인 매장 오픈런을 통해 대부분의 물량이 소진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제품을 박스 단위로 대량 구매했다는 후기 글이 잇따르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협업 관련 수요가 감지된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는 제품에 포함된 포토카드가 장당 3000~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희소성이 높은 스페셜 포토카드의 경우 적게는 4만원에서 많게는 9만원대까지 가격이 형성돼있다.
버추얼 IP 앞세운 유통가, 고객 유입·체류 효과
이 같은 열기는 버추얼 아이돌 팬덤의 높은 충성도와 희소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보통 인기 아이돌 그룹이나 산리오, 포켓몬 등 대형 IP에 비해 버추얼 IP는 오프라인 접점이 제한적이다. 이에 협업 매장이나 팝업스토어(팝업)는 팬들에게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인식된다. 온라인 중심으로 형성됐던 팬덤 소비가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면서 매출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버추얼 IP를 앞세워 MZ(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매장으로 유입시키고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굿즈 구매 목적으로 방문한 팬들이 매장 내 식음료나 쇼핑 등 추가 소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매출뿐 아니라 고객 경험 전반을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흐름이 확산하면서 업계 전반에서도 버추얼 IP를 활용한 사례가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달부터 버추얼 밴드 아이돌 ‘스코시즘’의 겨울 팝업을 운영 중이다. 해당 그룹은 지난해 버추얼 유튜버 라이브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팝업에서는 신규 굿즈를 최초로 공개하며 팬덤 중심 소비를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해당 팝업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1만명이 넘는 고객이 방문했으며 매출도 목표 대비 200% 이상을 달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버추얼 IP를 비롯한 이색 콘텐츠 팝업을 진행하면 기존에 매장을 자주 찾지 않던 고객들의 신규 방문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며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이 식사나 쇼핑 등 다른 소비로까지 이어지면서 체류 시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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