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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꼭 앉아서 들을 필요 없죠” 스물 셋 김송현의 선언

입력 2026-01-06 16:19   수정 2026-01-06 16:35

“어느 장소에서든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클래식은 연주회장에서 듣거나 다른 걸 하지 않고 집중해서 들어야 한단 생각들이 있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좋습니다.”



피아니스트 김송현이 서울 용산구 사운즈S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2002년생인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두 번째 앨범인 <타임스케이프(Timescape)>를 발매했다. 일년 열두 달에 맞춰 12곡을 선곡하고 자신이 직접 쓴 글 12편과 직접 찍은 사진 12장을 묶어 펴낸 북 앨범이다. 피아니스트 백혜선·당타이손 밑에서 뉴잉글랜드 음악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20대 피아니스트가 자신의 글과 사진과 함께 앨범을 만든 것만으로도 이례적이다.

재즈 원곡자 찾아가 음악 들려줘

김송현은 열정 넘치는 문학도다. 초등학교 1·2학년 시절에만 시 50여편을 써서 동시집을 냈을 정도다. 글과 묶어 앨범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음악 속에서 느껴왔던 감정, 음악이 제게 보여준 풍경들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아내면 느낀 바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번 앨범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키스 자렛의 ‘바 마이 러브’를 듣고 소품집을 만드려했다가 곡 수가 늘어 12곡이 됐다고. 12곡을 각 달에 맞추면서 지금 앨범의 윤곽이 나왔다.

열두 달에 맞추느라 못 넣은 작품도 있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6월이나 12월, 브람스의 3개의 간주곡 중 하나를 1월에 넣고 싶었지만 이미 정해진 곡들이 있어 담지 못했다. 선곡을 결정한 건 계절감이었다. 1월 곡으로 시벨리우스 ‘가문비나무’를 연주할 땐 북유럽의 눈덮인 설산을, 4월 곡으로 멘델스존의 ‘스프링 송’을 연주할 땐 꽃이 만발하며 생명이 돋아나는 자연을 상상했단다. 김송현은 “이 앨범은 필연적으로 시간을 마주해야하는 보통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겨울길을 걸으면서 가문비나무를, 10월 낙엽이 떨어질 땐 차이콥스키 ‘가을의 노래’를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앨범엔 재즈 곡도 세 곡이 섞였다. 2월 곡인 프레드 허쉬의 ‘발렌타인’을 녹음할 즈음엔 허쉬의 마스터 클래스에 직접 찾아가 원곡자 앞에서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고. 김송현은 그 수업에서 유일한 클래식 음악 전공자였다. 그는 “클래식 음악가가 연주하는 재즈와 재즈 음악가가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이 다르다”며 “어느 부분에서 강세가 들어갈 때 흐름이 더 자유로워지는지를 (허쉬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오는 3월 롯데콘서트홀서 콘서트 열어

이번 앨범으로 한국 관객들과 만날 자리도 마련했다. 오는 3월 16일 김송현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연다. 같은 달 15일엔 코리아챔버오케스트라(KCO)와, 21일엔 KBS교향악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다음 앨범으론 현대 레퍼토리를 하고 싶지만 그 전에 고전 음악으로 돌아가 음악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2028년 베토벤 앨범 발매를 목표로 베토벤 피아노 변주곡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디아벨리 변주곡에 도전하겠다고.

다독가인 그는 동료 예술가들에게 권하고 싶은 문학 작품도 꼽았다. 목정원 작가의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이다. 인간의 몸이 예술을 담는 그릇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색다른 시선으로 조명한 책이란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론 한강의 ‘희랍어 시간’을 골랐다. 김송현은 “판타지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오면서 (문학과)의 연결성을 놓지지 않으려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글을 쓰는 것과 연주 모두 제 자신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많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책을 읽으면서 음악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기적으론 다른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서로의 예술을 나누는 음악가가 되는 게 목표다. “가진 것을 나눌 때 기쁨이 더 커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육자로서의 길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연주를 듣고 그들 안에서 제가 반짝이는 걸 끌어올릴 때면 연주할 때만큼이나 기뻐요. 제 은사인 백혜선 선생님도 현역 연주자이시면서 헌신적으로 가르침을 주시는 분이신데 저도 훗날 그렇게 되고 싶습니다. 클래식 음악가란 중심을 지키면서 무용, 미술에도 관심을 갖고 싶어요. 나중엔 영화 음악 작곡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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