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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 뒤 베네수엘라 국채값 뛰고, 美 석유기업 주가 '껑충'

입력 2026-01-06 17:28   수정 2026-01-07 01:2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하자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진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이 순식간에 30% 가까이 급등(금리 급락)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압박 강도가 강해져 지난해부터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이 올랐는데, 마두로 대통령 압송이 국채 가격 상승 흐름에 불을 붙였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7년 만기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은 마두로 대통령 압송 직전 액면가 달러당 33센트에서 이날 오전 42센트로 27% 급등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발행한 2035년 만기 채권도 26센트에서 33센트로 뛰었다.

2027년 만기 국채와 PDVSA 채권은 2017년부터 디폴트 상태로,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액면가 대비 16센트 수준에서 거래됐다. 마두로 정권이 공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다수 투자자가 거래를 포기했고 신규 투자자도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미군이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을 폭격하고, 연말에는 카리브해 지역으로 특수부대를 급파하는 등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기대가 커지자 최근 몇 달 사이 디폴트 채권 가격은 달러당 23~33센트에서 움직였다. JP모간은 “투자자들은 기존 불확실성에 대한 의문은 제쳐두고 이제 누가 베네수엘라를 이끌지, 채무 재조정으로 가는 경로가 어떻게 열릴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의 어조 변화도 채권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야만적 행위”라고 비난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에 공개적으로 협력을 요청하며 태도를 바꿨다.

이날 채권 가격 급등으로 브로드리치, 윈터브룩캐피털 등 헤지펀드와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RBC블루베이 등 자산운용사가 큰 수익을 올렸다고 FT는 전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는 코로나19 기간 액면가 약 10센트에 베네수엘라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 국채의 회수 가능 금액을 두고 달러당 30센트 미만부터 40센트 이상까지 여러 관측이 나온다. 일부 투자자는 석유 생산이 회복되면 채무 상환 여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베네수엘라 채권 가격이 베네수엘라 채무 재조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전체 대외 부채는 1500억~1700억달러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약 80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영국 자산운용사 나인티원UK의 니콜라 자키에르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성공적인 채무 재조정은 개혁을 신뢰성 있게 이행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합법적 정부를 전제로 한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고 현재 베네수엘라 지도부가 채무 재조정을 협상할 명확한 정당성도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베네수엘라 에너지산업 재건을 둘러싼 기대가 확대됐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월가는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유일한 대형 석유회사인 셰브런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셰브런은 미국 정부가 발급한 특별 허가에 따라 PDVSA와 합작 사업을 유지해왔고 베네수엘라 전체 산유량의 23% 정도를 차지한다. 반면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2007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며 자산을 몰수한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다. 이 같은 기대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셰브런은 전일 대비 5.1%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미국 에너지 기업의 석유산업 재건 과정을 미국 정부가 보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을 1년6개월 안에 재가동할 것”이라며 “엄청난 규모의 돈이 투입돼야 하고, 석유회사들이 먼저 이를 부담하겠지만 이후에는 우리 정부나 사업 수익을 통해 비용을 보전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산유량을 1990년대 정점이던 하루 350만 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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