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군사 사용자와 군사 용도, 일본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최종 사용자 용도의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국가와 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의 조직·개인에 이전·제공하면 법적 책임을 추궁하겠다며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방침도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날 즉시 시행됐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일본 지도자가 최근 대만과 관련한 잘못된 발언을 공공연하게 발표해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으로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고 했다.
중국의 ‘2026년 수출입 허가 관리 대상 이중용도 품목·기술 목록’에는 희토류뿐 아니라 반도체 소재 등 소재·장비·기술 1005개가 포함된다. 특히 희토류 수출 금지는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이번 대일 보복은 공교롭게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기간이자 일본 방문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최고수위 보복…공급망·통상 전쟁으로 확전
게다가 중국은 제3국을 통한 일본으로의 ‘우회 수출’까지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미국 기업이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 일본에 수출하면 미국 기업에도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해당 미국 기업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뜻이다. 일본이 제3국을 통해 희토류 조달의 숨통을 틀 여지마저 없애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이번 수출 통제 종료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다. 단기 압박이 아니라 일본이 물러설 때까지 중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후 일본은 ‘희토류 탈중국’에 주력했다. 그 덕분에 2009년 84%였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한때 5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2024년에는 71%에 달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로 일본이 입을 타격은 클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모터에 필수적인 네오디뮴 자석용 중희토류와 배터리·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흑연은 단기간에 대체 공급처를 찾기 쉽지 않다. 중국이 일본의 ‘가장 아픈 곳’을 타격한 것이다.
일본의 대응 카드는 한정적이다. 일본이 보복 관세나 수출 규제로 대응하면 중국은 추가적인 자원 통제나 비관세 장벽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물러서기도 쉽지 않다. 중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철회하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까지 중·일 관계가 해빙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중국이 한·미·일 연대를 겨냥해 ‘갈라치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대일 보복 조치가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한 뒤 나왔다는 점에서다. 시 주석은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하면서 한국에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중국이 자원을 무기로 일본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한국에도 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도쿄=김일규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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