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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국서 비료 생산 대체"...삼성이 '친환경' 걸고도 美 정부 자금 따낸 비결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1-07 06:39   수정 2026-01-07 07: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하에서 '친환경' 프로젝트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착공한 블루암모니아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는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삼성E&A와 인디애나주 와바시밸리리소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헤이애덤스 호텔에서 인디애나주 웨스트 테러호트 지역에 저탄소 암모니아 플랜트 생산시설을 착공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공장 건설이 시작된 것은 작년 말이지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등으로 착공 기념행사를 당시에 제때 진행하지 못한 탓에 이날 워싱턴에서 축하 파티를 개최한 것이다.

블루 암모니아 플랜트는 석탄 및 석유정제 부산물을 처리해서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는 시설이다. 화력발전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 문제를 해소하면서도 부산물로 비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웨스트 테러호트 지역에 있는 폐쇄된 석탄 발전소 시설을 암모니아 생산 시설로 바꾸는 것이다. 행사에 참석한 와바시밸리리소스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10여년 전이고, 2018년에 와바시밸리리소스가 설립돼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됐다"면서 "플랜트를 둘러싼 지반이 사암(샌드스톤)이어서 이산화탄소 포집에 유리한 점 등을 고려해 부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공장건설은 2029년까지 약 3년간 진행된다. 이후 20년간 운영하면서 연간 50만t 규모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연 167만t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은 허니웰유오피의 기술을 사용한다.

이 프로젝트의 관건은 자금 조달이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친환경 기조 하에서도 친환경 플랜트 사업에 대규모 자금 대출이 가능할지를 놓고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마음을 졸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 프로젝트에 17억달러 규모 선순위 대출을 승인했다. 총 사업비 3조3000억원 중 약 2조5000억원어치(75%)가 에너지부에서 조달됐다. 에너지부에서 기업 대출을 담당하는 에너지우위금융(EDF) 부서(옛 대출프로그램국(LPO))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만큼, EDF 관계자들도 이 자리에 다수 배석해 프로젝트를 축하했다.

한 프로젝트 관계자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사실상 이 사업은 미국 에너지부의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한국 환경부의 녹색인프라수출펀드 등이 후순위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삼성E&A는 시공사로서 암모니아 플랜트의 설계 및 조달 과정에 참여한다. 약 4억8000만달러어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다.



이런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스토리'에 힘입은 바가 크다. 마크 메스머 인디애나주 하원의원(공화당)은 한국경제신문에 "우리나라의 비료는 거의 대부분 적국에서 공급된다"면서 "중국이 가장 많고, 러시아에서도 비료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 플랜트는 이런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프로젝트를 선호하지 않는 데 따른 영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히려 화력발전의 부정적 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젝트인 데다, 지역 주민 일자리 1800개를 만들 예정이라서 현 정부의 기조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행사 중에도 참가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미국 우선주의'에 어떻게 부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공들여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자금의 지원이 프로젝트의 향방에 압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을 반영해서다. 짐 뱅크스 인디애나주 상원의원(공화당)은 "우리 농장은 세계를 먹여 살리고, 우리 공장은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우리 방위산업은 미국을 안전하게 지킨다"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인디애나는 이 위대한 나라의 초석인 미국의 농부들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현재 농부들은 수입 비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우리는 미국에서 비료를 만들어야 하며, 이 프로젝트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반경 250마일 내에서 유일한 암모니아 비료 생산업체가 될 것이며, 이는 식량 안보, 농가 비용, 공급망을 우리 지역에 두는 데 있어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게 바로 스마트한 에너지 정책이고 이게 바로 미국 우선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플랜트에는 미국 환경보호청 최상위 등급 인증을 받은 탄소 포집·저장 기술이 적용된다"면서 "환경을 지키면서도 산업을 살리는 미래 에너지 생산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고, 우리 기업은 북미 에너지 시장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내 제조공장 건설에 집중하던 한국의 건설기업이 새로운 형태의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양국 협력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댄리 에너지부 부장관은 "한국의 엔지니어와 건설사들이 가진 재능과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미국은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찾고자 한다"고 추어올렸다. 그는 "우리는 모든 종류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에너지 및 장비 환경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양한 자원의 부족을 겪고 있지만, 양국은 힘을 합쳐 지금보다 더 깊은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 간의 투자협력 사례인 만큼 김 장관을 비롯해 강경화 주미대사, 남궁 홍 삼성E&A 사장, 사이먼 그린쉴즈 와바시 밸리 리소스 이사회 의장 등 프로젝트·양국 정부 관계자 약 70명이 참석했다.

양식 코스요리가 준비됐지만 농어에 된장을 소스로 끼얹는 등 한국의 맛을 가미한 것이 눈에 띄었다. 특히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건배용으로 준비된 안동소주였다. 사회자가 "익숙한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면서 "(도수가 높으니)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미국 측 참가자들은 "위스키 비슷하다" "독할 것 같다"며 향을 맡아보곤 했다. 그레고리 비어드 에너지부 EDF 국장은 "감사합니다"를 한국어로 외치며 건배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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