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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사기 친 캄보디아 '총책' 1심 징역 25년 선고

입력 2026-01-07 16:30   수정 2026-01-07 16:42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외국계 기업인 것처럼 속여 약 2150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글로벌골드필드 대표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7일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에게 징역 25년과 추징금 137억1800여만원을 선고했다. 통역 역할을 맡은 조직원에게는 징역 6년을, 회원 모집 역할을 맡은 조직원 2명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국내에서 봉사단체를 가장한 불법 투자금 수신 법인을 설립한 뒤 회원들에게 ‘인공지능(AI) 활용 친환경 농업 사업’에 투자하라고 권유해 약 2200명에게서 215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장기간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1월 폐업한 캄보디아의 한 호텔에 콜센터를 마련해 중국·미얀마(화교) 국적 조직원을 배치했으며, 한국인 조직원들은 국내 은행 계좌 입출금과 투자자 모집 등 업무를 분담했다. 이들은 앱을 통해 투자자 모집 실적에 따라 회원들에게 고가 승용차와 골드바 등을 제공했고, 고령 회원들이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강의하기도 했다.
정씨는 영국 본사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받는 한국지사 대표인 것처럼 행세하며 투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실제로는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구조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 씨와 함께 기소된 조직원들은 투자자 모집과 대화 내용 통역·번역 등 업무를 맡아 범행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해가 개인에 그치지 않고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고 사회 전반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며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충격을 입어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단순히 돈을 빼앗은 게 아니라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허황한 환상을 심어준 뒤 믿음을 저버리는 방식으로 범행했다”며 “동기와 방법 측면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결과도 중대해 각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합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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