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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노후 전통시장, 주상복합으로 속속 탈바꿈

입력 2026-01-07 16:48   수정 2026-01-08 00:37

서울의 낡은 전통시장이 주상복합 등 현대적 시설로 변신을 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장은 상권, 교통 등 인프라가 탄탄한 경우가 많은 데다 최근 서울시가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하지만 조합원의 복잡한 이해관계, 소규모 개발에 따른 사업성 부족 등으로 장기간 부침을 겪는 프로젝트가 적지 않아 시장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서울종합시장, 조만간 철거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 남서울종합시장은 조만간 철거 및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 가구의 등기이전만 마무리되면 곧바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남서울종합시장은 1981년 지어진 3층짜리 상가 건물이다. 향후 지상 14층 규모의 주상복합으로 재탄생한다. 지상 4층까진 상가를 조성하고, 6~14층엔 아파트 90가구를 들인다. 래미안대치팰리스와 맞닿아 있는 이 단지는 대치역(3호선)과 도곡역(3호선·수인분당선)이 두루 가까워 ‘알짜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1970년 문을 연 강서구 방화동 공항시장은 이주 절차를 밟고 있다. 이곳에는 지하 4층~지상 15층 규모의 아파트 209가구와 오피스텔 527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9호선 공항시장역 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올해 하반기께 첫 삽을 뜰 전망이다. 관악구 봉천동 당곡시장은 지난해 10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지하 4층~지상 14층, 2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아파트 89가구)이 지어진다. 올해 착공이 기대된다. 신림선 당곡역이 부지 바로 앞에 있다.

마포구 연남동 동진시장은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해 관심을 끈다. 원래 지상 8층 규모의 판매·업무시설을 짓기로 했는데, 지상 11층 높이의 근린생활·관광숙박시설로 용도를 바꿀 계획이다. 일대 관광 수요가 많은 만큼 호텔이 들어서면 사업성이 한층 좋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사업들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추진된다. 용적률 최고 500%(준주거지역 기준), 주민 동의율 60% 등 특례가 부여돼 일반 정비사업에 비해 허들이 낮다.

서울도시공간포털에 따르면 서울 내 27곳이 이 특별법에 따라 시장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남구 논현종합시장, 영등포구 대신시장, 서초구 방배남부종합시장 등도 주상복합으로 재탄생을 준비 중이다. 성북구 ‘상월곡역 장위아트포레’(새석관시장), 영등포구 ‘양평동 동문 디 이스트’(양남시장) 등 이미 준공된 사업장도 많다. 최근 온라인 거래 활성화로 오프라인 상권이 침체하면서 시장 재정비 동력이 커지고 있다. 시장 투자는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업성·권리관계가 변수
서울시가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3월 시장 정비사업 허용 요건에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를 추가했다. 그 전엔 공실률 30% 이상, 노후도(30년 경과 60% 이상 또는 안전 D등급 이상), 3년간 유동인구 10% 이상 감소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송파구 마천시장과 은평구 연서시장 등 47곳이 혜택 대상이다. 지난달엔 ‘시장부지 합리적 관리방안 재정비’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내 시장 57곳의 도시계획시설 해제·유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정비사업은 사업성 부족 등으로 장기간 표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사업장 규모 자체가 작고, 조합원당 대지면적도 작아 전용면적 84㎡ 이상 면적을 뽑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장사가 잘되는 조합원이나 세입자 등이 정비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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