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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공천헌금이 '휴먼 에러'라는 민주당

입력 2026-01-07 17:32   수정 2026-01-08 00:13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요?”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정청래 당 대표가 지난 6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공천 헌금’ 논란을 두고 “시스템 에러라기보다 휴먼 에러에 가깝다”고 규정한 것을 이같이 평가했다. 당 지도부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이렇게 ‘개인의 일탈’로 규정지었다.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데 개인이 문제라는 식이다.

현역 의원이 공천 장사를 했다는 의혹에 민주당 구성원들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사라진 줄 알았던 공천 헌금 논란에 당의 정체성이 흐릿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보좌관은 “우리 당의 강점이라는 윤리와 도덕을 스스로 허물어버린 것 같아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어쩌면 정 대표의 ‘휴먼 에러’라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다. 모든 사고의 원인은 결국 인간이다. 그렇다면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었을까.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휴먼 에러를 막지 못하는 시스템으로 선거를 공정하게 치러왔다는 정 대표의 주장이 한가하게 들린다”고 비판했다.

시스템이 미비했다는 제보는 여전히 나온다. 지방의원 단수 공천을 노렸던 한 민주당 인사는 “공천을 대가로 돈을 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보 심사 과정에서 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반영되는데 비위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심사위원으로 활동해본 당 관계자는 “정치에 갓 입문한 후보의 의정활동 점수가 100점인 걸 보면서 윗선에서 후보자를 정하는 게 현실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던 정 대표는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억울한 컷오프가 없도록 제도를 보완했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지난 5일에는 시도당별로 지선 공천 관련 전 과정을 감시할 비공개 요원(클린선거 암행어사단)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에는 기초 비례의원 경선 투표 과정에 권리당원 표 50%를 반영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시스템 문제가 아닌데 왜 시스템을 보완한 건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조승래 당 사무총장은 “시스템상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한계와 허점을 통해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당 대표가 입장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천을 대가로 거래하는 관행은 이제 싹을 잘라야 한다. 정 대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양간을 더 두껍고 높이 짓고 밑바닥으로 스며드는 연탄가스 구멍도 철저하게 막겠다”고 했다. 이제라도 개인 일탈 타령은 그만하고 시스템을 정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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