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7일 말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 대표가 비상계엄과 관련해 명시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3일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말하는 등 당 안팎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 왔다.
하지만 당내 개혁 성향 의원뿐만 아니라 영남권 중진들까지 당 지도부를 향해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장 대표도 입장을 선회했다. 일각에서 장 대표의 리더십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우려까지 나오던 상황이었다.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0%에 머무는 상황이 이어지자 장 대표가 쇄신 의지를 밝혔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대로 가다간 ‘대참패’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장 대표는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며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당명 변경과 보수 연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당의 가치와 방향을 재정립하고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연대에 대해선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게 정치 연대도 펼쳐나가겠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고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마음을 열고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연대’라는 표현을 10회나 썼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연대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서 논란이 된 지방선거 공천룰과 관련해서도 당심 반영 비율을 일괄적으로 현행 50%에서 70%로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선거 승리를 위해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당심 반영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무감사위원회의 당원게시판 논란 관련 조사는 예정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날 국민의힘 당무감사실은 신임 중앙윤리위원장에 윤민우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호선했다. 윤 교수는 강성 보수 성향 인물로 평가된다. 당 관계자는 “작년 12월 3일 이후 제기돼온 변화 요구에 대한 답은 일단락됐다”며 “당원게시판 문제를 비롯한 계파 갈등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과 친한동훈계, 유승민 전 의원 등 지금까지 장 대표와 거리를 뒀던 보수 내 일부 세력이 장 대표와 손을 잡을지도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대규/정상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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