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대규모 스캠(온라인 사기) 범죄 단지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의 천즈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체포됐다. 직후 중국으로 송환되면 중국 매체들도 그의 체포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천 회장의 스캠 범죄 단지는 동남아시아 전역에 확산돼 가짜 투자 계획에 참여하도록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뜯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천 회장은 캄보디아에서 고위 정치권과 밀착해 사업을 키우고 대규모 사기 범죄 단지를 운영하면서 막대한 부를 쌓아왔다. 스캠 범죄가 중국인까지 표적으로 삼으면서 중국 정부에도 골칫거리였다.
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심층 보고서를 통해 그의 범죄 제국 탄생 비화를 공개했다. 중국 푸젠성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학창 시절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데이터 거래와 전송 사업에 종사했으며, 데이트 및 게입 웹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개인 서버를 해킹해 부를 축적했고, 10여년 전 동남아시아로 건너가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 통신 사기 네트워크를 장악했다.
현재 38세인 그는 30세 무렵 캄보디아에서 급속도로 성공해 최고 부자 중의 한명이 됐다. 천 회장은 2016년에서 2018년 사이 프놈펜 등에서 부동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폈다. 이민, 부동산 중개, 토지 판매 등에 주력해 이를 발판으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부터는 프린스그룹이 널리 알려진 기업이 됐다.
차이신은 캄보디아 사회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는 지역 정치와 주변국 관계를 이용해 권력의 중심에 섰다"며 "차인 거래, 사기 행각, 부의 축적 방식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전했다.
천 회장은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면허까지 취득해 예금, 대출, 결제, 환전 등 모든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해왔다. 카지노를 운영하던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의 사회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덕분에 캄보디아 문화 당국의 지도를 받고 상당 영화의 투자와 제작도 맡았다. 정부에 현금을 기부하거나 전염병 예방 물품 등도 적극 기증했다. 이를 통해 항공사 운영 허가까지 취득했다.
동남아시아에선 사기성 채용, 인신매매, 강제 노동이 완전한 산업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산업 단지도 예외가 아니다. 프린스그룹은 SNS나 온라인 채팅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했고, 범죄 단지에서 강제 노동을 시켰다. 미국에 기반을 둔 범죄 조직의 지원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천 회장은 캄보디아를 넘어서 싱가포르, 미국, 중국 등으로 국제 투자도 진행했다. 위험 분산을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미국이 천 회장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그의 가상화폐 자산은 몰수됐다. 미국은 천 회장과 그의 사업에 연계된 약 140억달러(약 20조2800억원)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아울러 노동자에 대한 폭력을 승인하고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온라인 도박이나 가상화폐 채굴 등 다른 사업을 통해 불법 수익을 세탁한 혐의로 천 회장을 기소했다.
이미 직전인 2024년 프린스그룹은 그간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차이신에 따르면 그는 부인과 자녀가 있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다가 캄보디아에 머무는 과정에서 체포됐다. 영국 역시 천 회장의 영국 내 사업체와 자산을 동결했다. 런던에 있는 1200만유로(약 203억원) 상당의 저택과 1억유로 규모 오피스 빌딩이 포함된다. 이후 싱가포르, 대만, 홍콩에 있는 다른 자산들도 압류됐다.
한편 중국은 2023년 중반 미얀마에 범죄 단속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직 수뇌부는 미얀마에서 중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았고, 다수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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