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 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행사장에서 포착됐다.
경찰의 본격 수사를 앞두고 출국한 김 시의원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도 귀국하지 않고 측근들과 외유성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1억 공천헌금 핵심 피의자가 미국 CES에서 엄지 척이라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핵심 피의자의 저 여유만만한 미소는, 대한민국 공권력을 향해 날리는 조롱이자, 법치희롱 인증샷이다"라며 "경찰은 뭐 하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핵심 피의자가 비행기 타고 태평양 건너갈 때까지 팔짱 끼고 구경만 하더니, 이제 와서 '귀국 날짜 조율 중'이라고 한다. 범죄자랑 여행 스케줄 상의하나"라며 "관련자들은 컴퓨터 초기화, 휴대폰 교체, 텔레그램 탈퇴 후 재가입, 증거인멸 난리굿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게 '범죄자 대통령' 체제에서 벌어지는 상상 초월 코미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범죄 비리는 덮어주고, 여권 입맛대로 수사 권력이 놀아나니 국민은 복장이 터진다"면서 "이재명민주당 정권의 경찰에서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내사 자료까지 내통하며 여권의 범죄를 덮어주고 있다는 진술까지 나오지 않나. 경찰도 이제 수사 대상이다"라며 "특검과 국정조사,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MBC 등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CES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흰색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현장에서 한 대기업 간부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시의원의 목에는 '서울시' 소속에 영문 이름이 기재된 행사장 출입증이 걸려 있었다.
김 시의원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관광재단과 서울경제진흥원(SBA)을 통해 CES 출입증을 발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SBA는 CES 현장에서 서울관을 운영 중이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을 통해 1억원을 건넨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 시의원은 경찰에 관련 고발장이 접수된 이튿날인 지난달 31일께 미국에 체류 중인 자녀를 만나겠다며 출국했다.
그는 '도피 의도는 없었고 신속히 귀국해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경찰에 밝혔고, 경찰과 입국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실제 김 시의원이 텔레그램에서 탈퇴한 뒤 지난 7일 밤 다시 가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강제수사에 나서 휴대전화 등 핵심 증거를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김 시의원 출국 사실조차 뒤늦게 알게 된 경찰은 부랴부랴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5일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요청했으며, 김 시의원이 귀국하는 대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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