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유기만 꽂으면 휘발유가 나온다. 카드를 꺼낼 필요는 없다. 결제는 자동차가 알아서 하니까. 차에서 주문한 음식도 결제할 필요 없이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찾아가면 된다. 미국 스타트업 시바.AI가 ‘CES 2026’에서 선보인 ‘디지털 자동차’ 기술이다. 인공지능(AI)으로 똑똑해진 결제와 보안기술이 자동차로 들어갔다. 시바.AI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한국 자동차 업체와 공급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CES에서는 이처럼 피지컬 AI 확산에 반드시 필요한 차세대 보안·결제 기술이 대거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6에서 인도 스타트업 뮤즈웨어러블은 스마트 링에 간편 결제 솔루션을 넣었다. 지하철역 개찰구의 요금 결제 단말기에 반지를 낀 손을 갖다 대면 연동된 계좌에서 지하철 요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홍채, 지문 같은 신체 정보로 보안을 강화한 결제 시스템도 여럿 나왔다. 한국 스타트업 고스트패스는 편의점, 마트에서 홍채로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CES 2026 혁신상을 받았다. 사용자가 매장에 설치된 스크린을 보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홍채 정보와 개인 인증 정보가 연동돼 결제 및 본인 확인이 동시에 이뤄진다. 나이 정보도 들어 있는 만큼 술, 담배 등 미성년자 판매 불가 상품은 아예 결제가 안 된다. 매장에 관리자를 둘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탈리아 기업 빕은 사용자의 주식, 보험 등 각종 금융자산 등을 확인한 뒤 최적의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AI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AI가 수시로 재무 상황을 점검해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금융상품을 추천해준다. 신용카드 결제 내역 등을 들여다보고 적절한 소비 행태를 점검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S3SSE2A’라는 보안용 반도체를 공개했다. 칩은 스마트폰 등 정보 보안이 필요한 모든 AI 기기에 장착할 수 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는 양자 보안 기능을 전용 반도체 칩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이 반도체는 강력한 양자 해킹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암호인 양자내성암호(PQC)를 기존 방식보다 17배 빠르게 생성하는 게 강점이다.
이스라엘 밸리댓.AI는 카메라로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얼굴에 있는 미세한 혈관 흐름을 포착해 시각 데이터만으로도 진짜 사람인지, 딥페이크 영상인지 판단할 수 있다. 원격 영상으로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공공기관과 기업 등에 회원으로 등록할 때 활용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3대 보험사인 크랠인슈어런스로부터 투자받은 밸리댓.AI는 미국에 특허를 등록하는 등 사업화에 시동을 걸었다. 시큐어IC는 차량용 보안 칩 ‘시큐라이저’를 선보였다. 차량 내 암호키, 결제 권한 정보 등을 보호하면서 각종 결제·인증 과정에서 위변조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반도체다.
생체 인증 정확도와 보안 기능을 대폭 끌어올린 부품들도 전시장 한편을 차지했다. 네덜란드의 터치바이오메트릭스B.V는 지문 인식 센서를 반도체 기술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을 활용해 개발했다. 이렇게 하면 정보기술(IT) 기기 화면의 아무 곳에 지문을 대도 인증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강해령/김채연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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