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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분담금 10억 폭탄?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6-01-16 06:30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분담금이 속속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분담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사비 급등이 '분담금 폭탄'의 가장 큰 배경인데, 더 큰 문제는 지금 제시되는 금액 역시 '확정 분담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향후 사업이 진행되면서 공사비가 추가로 오를 경우, 분담금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압구정4구역의 경우 예상보다 훨씬 높은 분담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양4차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평수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추정 분담금이 9억338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용 208~210㎡ 주택을 보유한 조합원이 33㎡를 줄여 전용 139㎡를 신청할 경우에도 분담금은 12억5776만원 수준입니다. 펜트하우스의 경우 부담은 더 큽니다. 전용 126평 펜트하우스의 추정 분담금은 최소 17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압구정2구역 역시 분담금 부담이 급증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비례율이 기존 61.11%에서 42.36%로 크게 낮아진 데다, 평당 공사비가 1000만원에서 1150만원으로 오르면서 조합원 부담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전용 152㎡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128㎡를 신청할 경우 분담금은 약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1년 전 3억2000만원 수준과 비교하면 세 배 넘게 오른 금액입니다.

압구정3구역도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비례율은 61.05% 수준으로 비교적 높게 책정돼 있지만, 향후 사업 과정에서 2구역처럼 40%대로 하향 조정될 경우 분담금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기존 평형과 동일한 평형을 분양받는 조합원의 분담금은 최소 3억6000만원에서 최대 22억8000만원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를 들어 현대3차 전용 82㎡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84㎡를 신청하면 예상 분담금은 3억6200만원 수준이지만, 전용 245.2㎡ 보유 조합원이 전용 248㎡를 선택할 경우 분담금은 22억7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비례율이 추가로 낮아질 경우 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분담금이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설 공사비 상승입니다. 인건비와 자재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건설 원가가 전반적으로 뛰었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공기 연장과 안전 비용, 친환경 설비 설치 비용도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건설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공사비 상승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도 재건축 수주에 선별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사업성이 충분히 확보되는 대규모 단지에만 경쟁이 붙고, 상당수 재건축 현장은 수의계약조차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중소 규모 재건축 단지의 경우 아예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포기하고, 기존 주택에 거주하면서 내부를 새로 고치는 ''대수선'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외 선진국 대도시를 보면 대규모 재건축이나 신축 아파트 공급은 드문 편입니다. 막대한 공사비 부담 때문에 기존 건축물을 수십 년, 길게는 100년 이상 대수선하며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도쿄 역시 재개발을 추진하기까지 30년 이상 장기간 준비 과정을 거치는 사례가 일반적입니다.

결국 앞으로 분담금이 얼마나 더 오를지는 공사비와 금융 환경, 사업 구조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공사비 상승 흐름이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합원 부담은 추가로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버틸 수 있는 조합원이라도 분담금이 몇 배로 늘어날 경우 현금 청산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분양가 역시 함께 오를 가능성이 커 일반분양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이제 재건축 단지들은 평당 공사비 수준별로 사업성을 꼼꼼히 점검하고, 공사비 상승 시 분담금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 사전에 충분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합니다. 조합원 역시 분담금이 어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는지 미리 파악해야 대응이 가능합니다. 분담금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재건축을 포기하는 단지가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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