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은 ‘기적의 사나이’로 통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상대 전적 6전6패의 왕하오를 만나 금메달을 따냈다. 작년에는 3선에 도전한 이기흥 회장을 꺾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올라 달걀로 바위를 깨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올해 마흔넷, 그는 역대 최연소 체육회장으로 재임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선수 시절엔 대회 일정에 맞춰 훈련 강도를 조절했는데 회장으로서 보낸 1년은 매일 최상의 강도로 보냈다”면서도 “지난 1년보다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지는 올해를 ‘K스포츠의 해’로 만들겠다고도 선언했다.
유 회장은 “K팝 K푸드에 이어 K스포츠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시장과 산업을 키우고, 그 힘으로 체육회와 산하단체가 자생할 재원 구조를 만들어 각 종목이 성장하는 선순환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도자 처우 개선, 학생 선수 지원 강화, 은퇴 선수 교육 및 복지 등과 관련한 체육회 예산을 크게 늘렸다. 올해 대한체육회 예산은 3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4억원(23.4%) 증가했다. 유 회장 취임 후 정부와의 갈등을 매듭지으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유관기관에서 630억원 규모 사업을 체육회가 이관받았다. 그는 “체육 발전을 위해선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민 1인당 최소 1만원의 체육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5200억원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2018년 평창 대회(금 5, 은 8, 동 4) 이후 8년 만에 톱10 진입을 목표로 한다. 유 회장은 “메달 색깔보다 중요한 건 직전 대회보다 메달을 하나라도 더 따고, 더 많은 종목에 더 많은 선수가 출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의 임기는 2029년 2월까지다. 그는 임기 내 체육회뿐 아니라 산하단체들이 자생할 구조를 만들고, 각 종목과 지방체육회의 독립성 및 자율성을 확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동시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하고 청렴한 스포츠 환경을 바로 세우겠다며 선거제도 개선도 약속했다.
유 회장은 “재선보다 체육인 모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K스포츠 브랜드화와 자생 재원 구조 구축이 현장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임기 안에 뿌리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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