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인사들은 미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들에 냉정하고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제품 수요가 많고 투자를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소문만 듣고 미국으로 건너간다면 큰 실패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서 열린 ‘UKF 2026’.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돕고 있는 박영훈 디캠프 대표는 “철저한 시장 분석 없는 이상론적 접근만으로 미국에 온다면 성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LA) 기반 VC 스트롱벤처스의 방진호 이사는 “사업 모델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에 진출하는 것을 말리는 편”이라며 “한국에서의 성공 모델을 미국으로 가져가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안일하다”며 “밑바닥부터 사업 모델을 전환해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창업을 경험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높은 인건비와 한·미 간 문화 격차를 좁히는 것을 해외 진출의 난관으로 꼽았다.
UKF 2026에서는 본행사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9일 미국 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 38곳의 ‘오디션’이 이뤄졌다. 미국 시장 경험이 풍부한 VC로부터 사업성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평가받는 사전 피칭 프로그램이다. 네이버 D2SF, 한강파트너스, 알토스벤처스, 스트롱벤처스, 사제파트너스 등 5개 VC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이 행사에선 고체냉매 기반 냉각장치를 개발하는 파스칼이 1위를 차지했다. 고체냉매는 액체 대신 고체 물질이 열을 흡수·방출하는 기술이다.
파스칼 공동창업자인 서진영 CTO는 “고체냉매는 1970년대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안한 기술”이라며 “기존 공조 시스템과 같은 조건으로 움직일 수 있으면서 싸고 많이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강해령 기자/김인엽 특파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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