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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쌓을 곳 없어 기도실까지"…피로 물든 이란 '생지옥'

입력 2026-01-11 17:34   수정 2026-01-11 17:38


경제난으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개입을 시사하며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영안실 부족해 기도실에 시신 쌓아"
10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병원들은 사상자로 넘쳐나고 있다.

의료진들은 "젊은 시위대들이 머리와 심장에 조준사격을 당해 실려 오고 있다"며 참혹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영안실 공간이 부족해 시신들이 겹겹이 방치되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기도실까지 시신 안치실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테헤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31개 주 340개 지역으로 확산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상자는 수백명이 넘고 구금된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달 28일 시위가 처음 발생한 이후 누적 사망자가 116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8명은 보안군 사망자였으며, 7명은 18세 미만이었다. 아울러 31개 주 185개 도시에서 총 574건의 시위가 발생했고 최소 2638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 트럼프 "세게 때릴 것"…군사 개입 시사

상황이 악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레드라인(경고선)' 위반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테헤란 내 비군사 및 군사 시설을 포함한 구체적인 군사 개입 옵션을 보고받고 실행 여부를 고심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트루스소셜)를 통해 "이란은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면서 실제 작전이 단행될 경우 "아픈 곳을 아주 세게 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란의 시위대 유혈진압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미국의 중동 내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미국이 이란에 군사적 공격을 가하면 중동 내에서 미국에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에서 대이란 군사작전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폭도들"…강경한 이란 정권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란 정권은 35년 통치 기간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통적 지지층인 상인 등 전 국민이 시위에 가세하며 지지 기반이 무너졌지만, 정권은 강경 진압 외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의회는 미국의 개입 시 보복하겠다며 맞서고 있으나, 외신들은 이란 정권이 어떤 선택을 하든 체제의 존속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치닫고 있다고 본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전날 국영 IRIB방송 연설을 통해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일부 폭도들이 거리를 망치며 다른 나라 대통령을 기쁘게 하고 있다"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선 "자기 나라의 상황이나 신경 써라"라고 했다.

이란의 아마드 레자 라단 경찰청장도 국영 매체에 "폭도들과의 대치 수준이 더 올라갔다"며 진압 강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에 거주 중인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는 "도시 중심부를 장악하자"며 시위대를 독려하는 등 정권 교체를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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