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출 문턱이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추가 카드를 내놓는 것은 국내 가계부채 수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6월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7%에 달한다. 불어난 가계부채가 자칫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됐지만, 2024년 말(89.6%)보다 되레 소폭 상승했다. 전 세계에서 이 비율이 90%를 초과하는 국가는 캐나다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부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0.00%→0.02%)한 이후 49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정부가 갭투자 근절을 위해 각종 억제책을 펼쳐 전셋값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작년 말 전세대출 잔액은 122조6498억원에 달했다. 현 정부가 첫 번째 대출 규제를 시행한 작년 6월 말(122조9773억원) 대비 크게 줄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정책금융까지 DSR에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시중은행의 대출 한파에 정책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 등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어서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 대출 고유의 목적을 고려해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치를 초과한 국민은행, 카카오뱅크 등은 올해 대출을 더욱 보수적으로 좨야 한다. 각 은행 차원에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세대출이나 정책대출에 DSR 적용이 확대되면 서민·실수요자 일부도 타격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선 대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이달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시장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박재원/서형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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