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주택자의 고액 전세대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를 잇달아 내놨지만, 수도권 아파트값이 잡히지 않고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새로운 가계대출 수요 관리 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관련 작업에 나섰다. 현재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에만 적용하는 DSR 규제를 고액 전세대출을 받은 무주택자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금융당국은 DSR 규제 대상을 확정하기 위해 전세대출(보증금) 규모에 따른 정책 영향을 평가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에 들어갔다. 전세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대출 규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무주택자의 전세대출이 7억원 또는 10억원 이상 고액일 경우 DSR 규제를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식이다. 무주택자 전세대출에 따른 이자분이 DSR에 포함되면 그만큼 대출 한도가 쪼그라든다.
금융당국은 그간 서민 주거 안정을 이유로 전세대출을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과열되자 갭투자를 근절하기 위해 작년 10월 ‘주택 안정화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유주택자의 전세대출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정부가 이번에 무주택자의 고액 전세대출에도 규제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판단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인당 평균 가계대출 잔액(작년 3분기 기준)은 9721만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 전체 가계부채 수준을 평가하는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율 역시 세계 최상위 수준인 89.7%에 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 채무 부담을 줄이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GDP 대비 가계부채 수준을 80%까지 낮추는 게 정책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을 DSR에 포함할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방위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정책대출이 급증했지만,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당초 취지가 퇴색할 것이라는 지적이 맞서고 있어서다.
박재원/신연수/서형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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