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미국에서 폐자석을 재활용해 희토류를 생산하는 사업에 뛰어든다. 세계 1위 생산국인 중국이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의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미국의 정밀제련 스타트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희토류 생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양사는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가 보유한 부지에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처리 및 생산시설을 들이기로 했다. 2027년 연간 100t 규모로 상업 가동을 개시하고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목표다.
버려진 가전·IT 제품에서 회수한 폐자석을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로 바꾸는 내용이 핵심이다. 희토류는 전기차·풍력발전·방위산업 등 첨단산업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양사는 고려아연의 현지 폐자원 공급망과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의 기술력을 결합해 한·미 양국에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원료인 폐자석은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인 페달포인트에서 조달한다. 페달포인트는 2022년 설립 이후 전자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 전자제품 재활용 기업 에브테라, 고철 트레이딩 기업 캐터멘메탈스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폐자석에서 희토류를 뽑는 과정엔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의 생화학 기술이 들어간다. 이 회사는 맞춤형 단백질을 통해 폐자석에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를 추출하는 생화학 기술을 갖고 있다. 지난해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협력 논의는 미·중 간 패권전쟁이 핵심 전략자산인 희토류로 확산하면서 중국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희토류는 전기차·풍력발전·방위산업 등 첨단산업에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중국이 글로벌 정제량의 90% 이상을 틀어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공급망을 키우고 있지만 광산·제련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단기간 내 자립이 어렵다는 판단에 동맹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협력이 회사가 미국 테네시주에 미국 정부와 함께 건설하는 '크루서블 제련소' 프로젝트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통해 한미 핵심 광물 공급망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에 이어 이번 협력은 희토류 분야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희토류 분야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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