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라스를 보려면 최소 45분은 기다려야 하더라고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 다녀온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연초 세계 최초로 공개된 신형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보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린 부스에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는 전언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CES에서 고성능 산업용 로봇의 양산과 활용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관계자가 "'쿵푸'만 한다고 경제적 효용이 생기지 않는다"며 중국 로봇 업체를 겨냥한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CES에서 공개된 양산형 아틀라스는 56개의 자유도를 가진 관절 구조와 촉각 센서를 장착한 손으로 물체 운반, 정렬·작업 등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반복되는 작업 환경을 고려해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교체하고 재충전할 수 있다. 최대 50㎏의 물체를 2.3m까지 들어 올릴 수 있으며 360도 카메라와 방수 기능을 갖췄고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 사이에 정상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신형 아틀라스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결과물이기도 했다. 구글이 아틀라스에 지능을 제공했다면 엔비디아는 이를 훈련할 수 있는 플랫폼과 로봇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칩을 제공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3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GTX 2025에서 기술 협력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로봇 전용 시스템 온 칩 '젯슨 토르'를 채택하고 '아이작 그루트' 파운데이션 모델을 사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강남구에 있는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해 깜짝 놀라게 했다. 정 회장은 이번 CES에서도 황 CEO와 비공개로 만났다.

RAMC에서 훈련받은 아틀라스는 소프트웨어 정의공장(SDF)에 실제 투입돼 인간과 같이 업무를 수행한다. 로봇이 현실 세계에서의 진짜 데이터를 쌓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가 2028년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투입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고 계속 학습하면서 '진짜 똑똑한' 로봇으로 거듭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RMAC를 올해 미국 내에 개소할 예정이다. 여기에 아틀라스, 스팟, 스트레치 등 로봇을 연 3만대 생산할 수 있는 공장 또한 구축할 계획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올해는 운전 로봇의 대량 상용화 성공이 이루어지며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누가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고 했다. 이어 "누가 더 많은 물리 데이터를 가졌는지 여부가 기준이 될 것이다. 현대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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