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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中 수출 허용', 기술격차 유지하려는 것"…트럼프 결정에 '발끈'

입력 2026-01-15 11:36   수정 2026-01-15 11:37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행정부의 엔비디아 인공지능(AI) 가속기 'H200' 대중(對中) 수출 허용이 '선의'로 볼 수 없다는 비판적 사설을 게재했다. 미국의 수출 허용은 기술 격차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미국이 같은 날 반도체 관련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국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엔비디아 H200 칩의 조건부 판매는 결코 미국의 갑작스러운 선의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이 결정은 치밀한 계산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수출이 허용된 H200 칩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제품인 블랙웰 아키텍처 제품보다 성능이 뒤처지는 것"이라며 "최소 한 세대 이상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동시에 이 정책엔 복잡한 제3자 검증과 최종 사용처 확인 절차가 수반된다"며 "워싱턴의 목표는 명확하다. 대중국 판매를 통해 상업적 이익을 창출하고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게 하는 한편 제한된 성능의 '차선' 기술만을 공급함으로써 중국의 첨단 칩 제조 공정 발전 속도를 늦추고 결과적으로 관련 산업에서 미국의 장기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목해야 할 점은 엔비디아 H200 칩의 대중국 수출 정책이 여전히 차별적이라는 사실"이라며 "H200 수출 승인 권한은 전적으로 미국 손에 있고 수출 물량과 공급망 모두에 제한이 가해진다"고 했다.

이 매체는 "미국 정부는 거래 매출의 25%를 징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엄격한 수출 통제 체제가 다른 미국 교역 파트너들에겐 적용되지 않고 오직 중국만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국으로 수입된 이후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 대상으로 관세 25%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엔비디아의 H200이 대표적인 관세 부과 대상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 서명 뒤 H200을 언급하면서 "최고 사양은 아니지만 아주 좋은 수준의 칩이다. 중국은 그것을 원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원한다"며 "우리는 그 칩 판매액의 25%를 벌게 될 것이다. 아주 훌륭한 거래"라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위적인 기술 장벽 설치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국의 혁신 생태계를 훼손하고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자국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거듭 증명됐다"며 "과거 미국의 대중국 칩 공급 차단 시도는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화웨이의 어센드 칩 시리즈부터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국산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획기적 발전 그리고 격차를 메우고 연결고리를 강화하려는 전체 산업 사슬의 노력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강력한 연구개발(R&D) 잠재력과 명확한 기술 경로를 입증해 왔다"고 했다.

이어 "H200 칩을 둘러싼 이번 경쟁은 독자적인 혁신만이 봉쇄를 뚫고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는 유일하고 올바른 길임을 확인시켜준다"며 "칩 수출을 막으려는 워싱턴 매파들의 소란과 추측에는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 '협력'과 '자립'이라는 변증법 속에서 중국은 이미 미래를 향한 명확한 길을 찾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 세계가 '제한'을 택하든 '허용'을 택하든 기술 자립과 세계에 대한 기여라는 중국의 역사적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며 "이것이 바로 과학 기술 대국에 걸맞은 자신감이자 비전"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그간 미뤘던 반도체 분야 관세 도입 가능성을 공식 천명하자 한국 정부도 국내 기업 등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포고문엔 미국에 수입된 특정 반도체가 자국 기술 공급망 구축이나 반도체 파생 상품의 국내 제조 역량 강화 등에 기여하지 않을 경우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귀국 일정을 하루 연기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이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가 면밀하게 (관련 포고문·행정명령을) 지켜보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금 뭐라고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며 "그걸 (산업통상부) 본부와 업계가 협업하면서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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