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할 경우, 필요한 비용이 최대 10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이는 미국의 2026년 회계연도 국방예산(약 9000억달러)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14일(현지 시각) NBC뉴스에 따르면, 미국 학자들과 전직 정부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확보 구상과 관련해 잠정적인 매입 비용을 산출한 결과 5000억~7000억달러(약 736조~1030조원) 수준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몇 주 안에 그린란드 구매 제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해당 사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높은 우선순위’로 다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그린란드가 미국의 손에 들어오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훨씬 더 강력하고 효과적이 될 것”이라며 “그보다 못한 결과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JD 밴스 부통령이 백악관에서 덴마크 및 그린란드 외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기 전에 게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SNS를 통해 그린란드 확보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특히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을 언급하며 “그린란드 획득은 우리가 건설 중인 골든돔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덴마크·그린란드 대표단은 약 1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나눴지만, 견해 차이는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이견 해소를 위한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덴마크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전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코펜하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란드는 미국의 소유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일부가 되느니, 덴마크 왕국의 일부로 남는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린란드는 유럽과 북미 사이에 위치해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원유·가스·희토류 등 풍부한 천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북극 항로 활용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정학적 가치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확보가 천연자원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지만, 그의 전 국가안보보좌관인 마이크 왈츠는 2024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가 그린란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핵심 광물과 천연자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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