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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무력화…甲이 된 K변압기·반도체

입력 2026-01-15 17:42   수정 2026-01-26 16:10


HD현대일렉트릭이 내년부터 18~20%에 달하는 변압기 대미 관세를 제품 가격에 전액 반영하기로 했다. 통상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기면 수출기업과 수입기업이 비용을 분담하지만, ‘인공지능(AI) 붐’으로 변압기 수요가 폭증하자 미국 수입업체에 모두 지우기로 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빅테크에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반도체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변압기와 반도체가 ‘없어서 못 파는’ 대체 불가능한 제품으로 떠오르면서 ‘관세 무풍지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전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연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미국에 수출할 때 붙는 변압기 관세를 전액 제품 판매 가격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를 수입한 미국 전력 기업은 관세 비용의 84%를 부담했고, 올해는 더 많은 관세 비용을 책임질 예정이다.

국내에서 제조한 변압기를 미국에 수출하면 상호관세(15%)에 더해 철강 제품 사용에 따른 파생상품 관세(3~5%)를 추가로 내야 한다. HD현대를 비롯해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변압기 3사는 미국의 노후 송전망 교체와 AI 붐에 따른 신규 송전망 구축 수요에 힘입어 5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다. 효성과 LS도 ‘공급자 우위 시장’을 앞세워 관세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삼성과 SK가 생산하는 HBM 등 고성능 D램과 낸드플래시도 미국 품목관세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품목관세 포고문을 통해 “미국에서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면서도 “미국 내 공급망이나 제조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경우 제외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핵심 재료로 쓰인다. 업계에서는 공급 부족 여파로 가격이 급등한 메모리 반도체에 관세까지 물리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관세 예외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로 꼽았다.

김진원/김우섭/김채연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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