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890.88
(50.14
1.04%)
코스닥
962.92
(8.33
0.8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돈로주의 '경보'…동맹도 불안하다[커버스토리]

입력 2026-01-19 10:01   수정 2026-01-19 11:08

지난해 1월 취임식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고 파나마운하의 운영권을 사들이겠다고 밝혀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멕시코만의 이름을 두고는 ‘아메리카만’이라고 바꿔 달아야 한다고 주장해 멕시코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죠. 서반구(경도 0도 기준 지구의 서쪽 반쪽)에서 유럽 세력을 몰아내고 미국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1820년대의 ‘먼로주의(Monroe Doctrine)’를 연상시킨다는 평가에서 이를 ‘돈로주의(도널드+먼로주의)’라고 불렀습니다. 일각에선 신제국주의적 야욕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설마 현실화하겠느냐는 유보적 시각이 많았죠.

그런데 꼭 1년 만에 돈로주의의 실행을 알리는 경보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펴낸 <2026 세계대전망>은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전망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돈로주의의 실행 버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연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편입 주장을 다시 내놓고, 반정부 시위가 심각한 이란의 인권을 위해 미국의 군사개입도 불사하겠다고 합니다. 다음 표적은 어디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읍니다.

생글생글은 1년 전 돈로주의의 뿌리인 먼로주의의 역사, 국제법의 한계, 돈로주의와 관련한 국제정치학 이론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엔 돈로주의가 실행에 옮겨진 경제적 배경과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으로 심화해 공부해보겠습니다.
"신제국주의" "국제질서 위협" 거센 비판에도
석유·희토류·북극…경제이권 노리는 트럼프
지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놓고 세계 여론이 둘로 갈라졌습니다. 무력 사용 금지와 내정불간섭 원칙을 천명한 유엔헌장(UN Charter)의 위반이자 주권 침탈이라는 비판이 속출합니다. 반면 “오죽 힘들었으면 베네수엘라 국민이 자축하겠느냐”며 경제 파탄에 이른 베네수엘라의 자업자득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주권 침탈” vs “국민 지지 잃은 정권”

먼저 미국의 무력 개입은 국제정치의 일탈이란 견해가 있습니다. 평소 질서와 법치주의를 수호한다는 미국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하죠. 이런 군사행동을 벌이면 국제사회의 신뢰가 떨어지고,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도 훼손된다고 지적합니다. 그 전조는 벌써부터 나타났습니다. 아르헨티나 대선 시기 밀레이 정권 지원, 브라질 전 대통령 재판을 명분으로 단행한 브라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신제국주의적인 미국의 모습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런데 한때 중남미에서 잘사는 나라에 속했던 베네수엘라를 ‘난민의 나라’로 만든 독재정권이 26년간 계속된 것도 사실입니다. 1999년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는 석유산업 국유화 등 좌파 경제정책과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라 경제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마두로 취임 당시 3300억 달러(현재 환율로 약 487조원)를 넘어서던 국내총생산(GDP)은 2020년 5분의 1로 쪼그라들었습니다. 2018년엔 물가상승률이 약 170만%라는 상상 초월의 숫자를 기록하는 초인플레이션이 벌어졌죠. 인구의 70% 이상은 극빈층으로 전락했고, 식량·식수·의약품 부족에 시달려야 했어요.

미국은 이번 작전이 “미국 시민을 위협하는 마약 카르텔 수괴에 대한 국제적 법 집행”이라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언론은 “미국이 표면적으로는 마약 밀매 대응 등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군사력과 외교권의 과도한 행사가 본질”이라고 지적합니다.

국가안보 연결된 경제적 이해

그렇다면 무리한 군사작전을 감행한 미국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새해 벽두의 ‘확고한 결의’ 작전에서 그린란드 편입 요구까지 일관된 배경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경제적 이해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약 3030억 배럴)인 나라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 석유를 통제하면 하루 50만~100만 배럴의 석유를 미국으로 들여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친미 정권을 수립할 경우 얻는 에너지 안보상의 이익이 막대합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국제 석유 시장은 공급과잉이고, 유가가 너무 싸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베네수엘라 유전은 지속적인 투자가 끊겨 노후화했고, 이 인프라를 재건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고 내다봅니다. 베네수엘라 석유에 막대한 투자를 한 중국 등이 국제소송을 걸어 배상금을 청구하는 리스크도 있지요. 그럼에도 미국은 주사위를 던졌습니다.

그린란드 문제를 살펴보면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국가안보적인 목적도 존재하지만, 경제적 이해관계도 많이 걸려 있습니다. 일명 ‘첨단산업의 쌀(원재료)’로 불리는 희토류(희귀 광물)의 최대 산지가 바로 그린란드입니다. 중(重)희토류가 세계 매장량의 3분의 1인 약 3850만 톤 규모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이를 개발해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공급망에서 독립하려는 유인이 강합니다. 전기차 시대와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에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북극 항로를 활용해 군사·경제적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의 ‘북극 실크로드’ 구상도 미국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자원 선점과 북극 항로 개발 및 통제라는 경제적 이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약육강식 국제질서로 회귀하려 한다는 비판이 그래서 미국에 쏟아집니다.
NIE 포인트
1. 미국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가 정당한지 토론해보자.

2. 자유주의 또는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에서 ‘돈로주의’를 평가해보자.

3. 국제적인 사건·현상을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19세기 영·러 '그레이트 게임' 과 판박이
美, 그린란드까지 욕심…중동도 '불안'
여러분은 북극권의 그린란드가 어떻게 발트해의 작은 나라 덴마크의 땅이 됐는지 궁금할 겁니다. 그 역사적 연원에는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이 작용했고, 지금 다시 재연되고 있습니다.

미국, 중·러 견제에 올인

그린란드는 과거 모피와 바다사자 상아의 주산지였습니다. 18세기 노르웨이가 그린란드에 처음 진출했는데요, 당시 노르웨이는 덴마크 왕이 함께 통치하는 연합 왕국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덴마크는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를 포괄하는 대서양 북쪽의 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 전쟁 과정에서 프랑스 진영에 섰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을 패퇴시킨 영국은 덴마크를 강제 분할했어요. 노르웨이를 떼어내 스웨덴에 붙이고,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는 덴마크에 남겨두었습니다. 스웨덴을 견제하려는 목적이었죠. 이후 아이슬란드는 독립하게 됩니다.

그린란드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해진 것은 20세기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등장 때문입니다. 옛 소련이 미국으로 핵미사일을 쏜다면 그린란드 영공을 지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은 탄도미사일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하도록 그 경로에 레이더 기지(피투피크 우주기지)를 세웠죠. 이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일원이어서 가능했습니다.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영국을 잇는 해역은 러시아의 북방함대가 대서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전략적인 길목입니다. 미국이 이곳을 통제하면 러시아의 진출을 원천 봉쇄할 수 있죠.

되풀이되는 패권 경쟁 역사

미국의 돈로주의는 중국의 팽창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미·중 갈등은 19세기 영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를 놓고 맞붙은 싸움과 비슷해 보입니다. 당시 중앙아시아는 인도와 함께 금(金)의 주산지여서 제국주의 각국이 욕심을 내던 곳이었어요. 결국 영국과 러시아가 이를 두고 이른바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을 벌였습니다.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의 석유·희토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맞서는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관측·측량도 그레이트 게임 때나 지금이나 중요합니다. 19세기 영국은 적의 공격 루트를 예상하기 위해 러시아와 인도 사이의 지역을 정밀하게 측량했습니다. 슈퍼파워들이 위성보다 정확한 소나(sonar) 기술을 이용해 북극 지역을 관측하는 것은 이런 군사적 목적이 강합니다.

美 안보전략 주목하는 동맹국들

19세기의 먼로주의는 미국이 서반구 내, 정확히 말하면 미주 대륙에 머물겠다는 일종의 ‘고립주의’ 외교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1904년 “미국은 중남미의 경찰”이라고 선언하며 고립주의를 뛰어넘으려 했어요. 이른바 ‘루스벨트 수정 조항(Roosevelt Corollary)’을 만들었죠. 지금의 돈로주의는 루스벨트 수정조항처럼 공세적이어서 ‘트럼프 수정 조항(Trump Corollary)’이라고도 부릅니다.

돈로주의의 공격성은 전통적 동맹관계도 위험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확보를 둘러싼 미국과 이에 반대하는 유럽 나토 회원국 간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는 미국 국가 안보상 필수다.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그린란드 주변을 뒤덮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의 나토 동맹국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그린란드에 경비군대까지 배치하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미국의 안보·대외 전략 변화를 이해하려면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잘 살펴야 합니다. 마침 지난해 말 미국은 ‘2025 NSS’를 발간했는데요, ‘트럼프 수정 조항’이 여기에 뚜렷이 나옵니다. NSS는 “먼로주의를 재확인하고 시행해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회복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다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듯합니다. 마두로 체포 작전, 그린란드를 중심으로 하는 동맹국 갈등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여기는 게 아닐까요?
NIE 포인트
1. 19세기 ‘그레이트 게임’에 대해 공부해보자.

2. 북극 항로와 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보자.

3. 돈로주의의 긍정적·부정적 효과에 대해 생각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