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블리, 29CM 등 여성 패션 플랫폼이 식품, 가구 등 비(非)패션 카테고리 강화에 나섰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패션 플랫폼 경쟁과 내수 위축을 뚫고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핵심 고객층이 관심을 둘 만한 카테고리를 모두 아우르려는 전략이다. 특히 쉬인 등 중국발(發) 플랫폼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자 서울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보세 의류 플랫폼들은 비패션을 앞세운 ‘트래픽 방어전’에 들어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29CM는 지난해 거래액 1조3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를 찍었다. 무신사가 29CM를 인수한 2021년(2750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5배로 성장했다. 경쟁사인 W컨셉의 두 배 수준이다. 4년 전만 해도 29CM와 W컨셉의 거래액은 비슷했는데, 최근 29CM가 고속 성장해 격차를 벌리고 있다.

29CM가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무신사는 29CM를 인수한 뒤 가구, 인테리어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25~39세 여성 소비자의 취향을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새롭게 포지셔닝했다. 이를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성수동에 ‘이구홈 성수’ ‘이구키즈 성수’ 등 오프라인 리빙·아동용품 매장도 냈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29CM의 리빙 카테고리 거래액은 연평균 50% 증가했다.
카테고리 확장은 거꾸로 본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했다. 29CM는 연내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편집숍을 열기로 하고 최근 부지 탐색에 들어갔다. 29CM가 여성 패션 전문 매장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컨셉 등 경쟁사가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을 일제히 철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29CM 관계자는 “감도 높은 큐레이션으로 쌓아놓은 충성고객층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시장에서 29CM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저가 의류 플랫폼 사이에선 생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플랫폼 쉬인이 국내에서 급성장하면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쉬인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1월 45만 명에서 12월 163만 명으로 세 배 넘게 급증했다. 쉬인은 중국 현지 생산으로 ‘5000원짜리 티셔츠’ ‘1만원짜리 바지’ 등 값싼 의류를 판매한다. 아직 토종 플랫폼인 에이블리, 지그재그에 비해 MAU는 적지만,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 이들의 주 고객층인 10~20대를 공략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패션 시장 불황과 C커머스의 공습 속에서 더 이상 패션만으로는 고객층을 지키기 어려워지자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는 비패션 카테고리에 힘을 주고 있다. 에이블리는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디저트인 ‘두바이쫀득쿠키’ 등을 앞세워 푸드 카테고리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두바이쫀득쿠키 검색량은 한 달 만에 507배 이상 급증하며 트래픽 성장을 이끌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블리의 거래액은 전년보다 10%가량 증가한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그재그도 뷰티 브랜드들과 협업한 단독 상품 코너인 ‘직잭온리’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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