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작년 상승률이 세계 증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10거래일 만에 600포인트 급등해 4800선마저 돌파했다. 이달 안에 현 정부 목표치인 5000에 무난하게 도달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처럼 빠르게 지수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첫째, 현 정부의 친(親)증시 정책이 지수 상승 기폭제 역할을 했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진 극심한 정치적 혼란과 작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이 맞물리면서 코스피지수는 작년 4월 2300선마저 무너졌다. 그러다 현 정부가 지수 5000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에 들어가면서 두 배로 급등했다.
둘째, 트럼프 정부의 관세 충격이 예상만큼 크지 않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경제 대공황을 몰고 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트럼프 관세 부과 이후 지금까지 세계 무역 증가율은 5.8%, 세계 경제 성장률은 3% 내외로 부과 전에 비해 낮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입 물가 상승 등으로 부메랑 효과가 미국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흐지부지될 확률도 높다.

셋째, 미국 경제와 증시가 예상외로 좋은 점이 한국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작년 1분기 -0.6%까지 떨어졌다가 3분기에는 4.3%까지 뛰어올랐다. 미국 증시도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인공지능(AI)과 관련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나갔다.
넷째, 코스피지수 급등이 친증시 정책일 뿐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3500선 밑으로 급락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 펀더멘털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인정할 만큼 건전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미국보다 낮고 성장률은 작년 3분기 5.2%(같은 통계방식 적용 후)로 미국의 4.3%보다 높다. 작년 경상수지 흑자도 1300억달러를 넘어섰다.
다섯째, 산업별로는 반도체 경기가 좋은 점이 코스피지수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작년 초부터 공급 면에서 삼성전자가 추진한 감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에 AI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반도체 경기는 공급자가 주도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지는 ‘빅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섯째, 경제 외적으로는 위기 상황 극복도 큰 힘이 됐다. 계엄과 탄핵, 정권 교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던 상황이 현 정부 들어 정리되고 있다. 사령탑 부재로 늦어졌던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국익이 보다 많이 확보되는 차원에서 마무리됐다.
일곱째, 모든 정책은 수명이 있다.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초점을 맞춘 1차 친증시 정책이 수명을 다할 무렵에 대외 위상을 높여 지수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2차 친증시 정책이 나왔다. 현 정부의 계획대로 올해 6월 MSCI지수 선진국 예비 명단에, 내년 6월 선진국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60조원 정도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피지수 목표치 5000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다음 목표치를 1만 선으로 올리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가 주도한 주가 상승세가 다른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 기업, 그리고 비상장 기업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 및 증시 정책이 더 중요하다. 특정 종목이 주도한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그만큼 붕괴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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