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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만원이면 로봇 쇼핑…로봇으로 내수 진작까지 노리는 中[글로벌 현장]

입력 2026-01-25 08:54   수정 2026-01-25 08:56




올 1월 찾은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징둥몰 솽징점. 이달 공식 개장한 중국 최초 오프라인 로봇 판매점인 유니트리 매장을 찾아온 소비자들로 1층은 인사인해를 이뤘다. 유니트리는 자사의 대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인 G1을 내세워 개장 축하 격투기 쇼도 진행했다.

7세 아들과 유니트리 매장을 찾은 직장인 주하이타오는 “중국 첫 오프라인 로봇 매장인 만큼 아들과 다양한 제품을 구경하고 체험하기 위해 매장 문을 열기도 전에 와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유니트리, 로봇 소비 생태계 구축

샤오미·DJI 등이 몰려 있는 가전·정보기술(IT) 코너 한편에 자리 잡은 유니트리 매장 앞에선 은색 반짝이 의상을 입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소비자들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대만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왕리훙의 콘서트에서 함께 춤을 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마저 감탄하게 한 ‘공중제비 백업댄서’들이었다.

병오년을 맞아 중국의 ‘로봇 굴기’를 상징하는 대표 기업인 유니트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과 손잡고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중국 전역에서 첫 오프라인 로봇 매장일 뿐 아니라 로봇 기업과 전자상거래 기업의 공식적인 첫 협업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매장에는 중형견을 연상케 하는 유니트리의 사족 보행 로봇 고투(Go2)와 휴머노이드 로봇 G1 등 주력 모델이 한꺼번에 전시돼 있었다. 매장 한쪽에는 소비자가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는 몰입형 체험 구역도 마련됐다. 유니트리는 매장 운영을 위한 경력직 전문 엔지니어를 별도로 고용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로봇이 실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체험하고 상호작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날 Go2는 소비자들 사이를 거침없이 뛰어 다니며 굴렀고 메뚜기처럼 도약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 G1은 복싱과 무술 시범을 보여주고 소비자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친근함을 표시하는 데 주력했다.

매장 판매 직원 쓰남은 “지금까지 로봇개는 특정 대회나 공연 등에 활용됐다”며 “기관 중심의 기존 로봇 수요를 일반 소비자층까지 확대하기 위해 매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는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8~10kg 무게의 택배를 옮겨주는 로봇개로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中, 속도 내는 로봇의 일상화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로봇 가격은 200만원대에서 1700만원대까지 다양했다. G1 가격은 8만5000위안(약 1762만원), Go2프로는 1만9999위안(약 414만원), Go2에어는 1만497위안(약 217만원) 등이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이렇게 로봇 제품을 체험한 뒤 바로 구매를 할 수 있다. 혹은 제품의 큐알(QR) 코드를 스캔해 공식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셀프 주문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픽업하거나 징둥닷컴을 통해 집으로 배송받아도 된다. 소비자들은 무술·춤 등 다양한 동작을 프로그램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 로봇에게 동작을 학습시킬 수 있다.
유니트리와 협업한 징둥은 빠른 배송, 전문적인 개봉 안내, 애프터서비스(AS) 지원 등을 홍보하고 있다. 징둥은 유니트리 매장을 계기로 로봇을 가정·교육·엔터테인먼트·실버케어 등 온·오프라인 100만여 개 생활·업무 현장에 확산시키겠다는 사업 전략을 갖고 있다.

중국에선 로봇을 소비재로 전환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와 온라인 유통·물류 인프라를 갖춘 플랫폼 기업이 협업한 유니트리의 징둥 오프라인 매장이 첫 시도다. 징둥 관계자는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모델을 활용해 소비자는 가족, 교육, 엔터테인먼트, 노인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의 실용적 적용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며 “실시간 상호작용과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최적화하고 수천 가구에 로봇 판매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역에 더 많은 오프라인 로봇 매장을 내고 로봇의 일상화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니트리는 로봇 가격을 빠른 속도로 인하하고 있다. 65만 위안에 출시한 H1 이후 G1, R1 등을 거치면서 판매 가격을 급격하게 낮추고 있다. 판매 가격 인하를 통해 개발자·연구자·얼리어답터(새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소비자)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병오년, 로봇 상업화 원년

중국에서 로봇은 더 이상 공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호텔·마트·요양원·주택단지 등 생활공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주요 호텔에는 매장 바닥을 청소하고 소독하는 로봇, 제품 재고를 스캔하는 로봇, 소비자를 안내하는 로봇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국 단위의 로봇 기반 스마트 실버케어 시범 사업 공고를 내고 가정·커뮤니티·요양시설 등에서 3년간 200가구 이상, 20개 이상 커뮤니티·기관에 로봇을 투입하는 사업을 시범 추진 중이다. 선전의 한 요양원에서는 바둑·장기를 두는 로봇이 이미 도입됐으며 낙상방지·재활보조 등 실버케어에 집중한 로봇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중국 로봇 상업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가 중국 로봇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해였다면 올해는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 본격 투입·확산하는 해라는 의미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아래 로봇 기업들은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7705건을 출원해 미국(1561건)을 크게 앞섰다. 양산 속도전에서도 중국 로봇 기업인 애지봇이 지난해 누적 생산량 5000대를 기록하면서 테슬라 등 경쟁사를 크게 앞질렀다. 2023년 설립된 이후 3년 만의 성과이기도 하다. 이렇게 대량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가 구축되면 로봇 가격은 더 빨리 낮아질 수 있다. 일부 산업 특화형 모델은 대량 생산에 따라 생산 단가가 1년 새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베이징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니트리 징둥 매장은 단순한 팝업 스토어가 아니라 중국이 로봇을 소비재로 보여주고 팔고 고치는 오프라인 생태계를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라며 “세계 최대 로봇 생산국인 중국이 이제는 생활 속 로봇 확산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고성능 로봇 비용은 여전히 비싼 만큼 실용적인 가격과 다양한 데이터 축적이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김은정 한국경제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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