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모 씨(26)는 최근 생애 첫 차로 중고 2020년식 르노코리아 XM3 RE 트림을 1500만원에 구입했다. 지금은 '아르카나'로 이름을 바꾼 이 차의 신차 가격은 기본 트림 기준 2300만원. 800만원가량 저렴한 신차급 중고차를 구매한 셈이다. 김 씨는 "신차는 가격 자체도 부담이지만 할부 이자까지 생각하면 첫 차로는 감당이 안 됐다"며 "긁히거나 사고 났을 때 스트레스도 클 것 같아 중고차를 샀다"고 말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0대의 중고차 구매가 늘고 있다. 사회 초년생으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데다 차 가격이 너무 올라 신차 대비 저렴한 중고차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올해 중고차 시장 전망에서 20대 소비자 비중이 전년 대비 16.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4~5년간 신차 평균 가격이 약 4800만~5050만원 수준으로 꾸준히 올라서 20대의 '첫 차 선택'이 중고차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사회 초년생인 구민수 씨(28)도 생애 첫 차로 중고차 레이나 캐스퍼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취득세 등 부대 비용을 포함해 1000만~1500만원 정도 중고차를 구매하려고 한다"며 "경차는 주차가 편하고 세제 혜택 등 유지비용도 저렴하다"고 했다. 회사 출근으로 차를 이용해야 했던 박모 씨(28)도 2014년식 쏘나타를 900만원에 샀다. 그는 "비용이 부담돼 중고차를 구매했다"고 했다.
중고차 매매 단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 장안평중고차시장에서 만난 매장 관계자는 "20대는 경차를 많이 선택하는 편이다. 보통 500만~800만원 정도 예산을 잡고 오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케이카 장한평 직영점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과 톨게이트 할인 혜택이 있어 경차를 찾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2년 차 직장인 양모 씨(27)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주차가 힘들고 서울 교통 상황도 좋지 않아 자동차가 '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 거주하는 또래 중 차를 가진 경우는 많지 않다. (구매) 비용 대비 활용도가 낮다고 생각해 구매를 미루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대신 차가 필요하면 쏘카를 이용한다고 했다. 양 씨는 "최근 (경남) 남해 여행에서도 진주까지는 KTX로 이동한 뒤 차량을 빌려 남해 일대를 돌아봤다"며 "친구들과 비용을 나누기 쉽고 이동도 잘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25 카셰어링 관련 U&A 조사'에 따르면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 경험률은 44.4%로 집계됐다. 2018년(35.9%), 2022년(39.1%)과 비교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이용 경험 비중은 50.6%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런 분위기가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을 170만대 미만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2030세대의 자동차 인식 변화가 한몫할 것이란 얘기다.
KAMA는 "가계부채 증가, 베이비부머 본격 은퇴, 2030세대의 차량 소유 개념 변화 등 수요 둔화를 유발하는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내수는 당분간 170만대 미만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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