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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기다려서 먹었어요"…박명수도 반한 '쫀득' 강릉 간식 [트렌드+]

입력 2026-01-22 20:43   수정 2026-01-22 20:55


'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에 이어, 국내 간식 시장에서도 유독 '쫀득한 식감'이 주목받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쫀득함을 강조한 디저트와 분식류가 잇따라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의 길감자가 대표 사례로 떠올랐다.

현장 반응은 더욱 뜨겁다. SNS에는 '강릉 길감자 웨이팅 3시간', '지옥의 웨이팅'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대기 시간이 길다는 후기가 다수 올라왔다. 휴일에는 4시간 이상 기다렸다는 경험담도 적지 않다.

지난 19일 길감자를 구매했다고 밝힌 한 방문객은 "평일 오픈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미 앞에 수십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며 "픽업 후 돌아가는데 줄이 건물 한 바퀴를 도는 것처럼 길게 늘어서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매우 쫀득하다. 맛은 감자 본연의 맛인데 타피오카 펄처럼 쫀득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주 길감자를 찾았다는 또 다른 방문객은 "오전 10시쯤 도착했지만 주문 가능 시간이 12시 30분으로 찍혔다"며 "평일인데도 웨이팅이 2시간 30분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 만족스러웠고, 추운 날씨에도 줄이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가격은 컵 길감자 3100원, 소시지 길감자 4200원이다
◇"웨이팅 4시간도 감수"…현장 체험 후기 잇따라

이 같은 열기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길감자는 숏폼 콘텐츠를 타고 입소문을 타며 강릉을 찾는 관광객 사이에서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 등에는 길감자 방문기와 시식 후기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고, 길감자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릴스 영상은 22일 기준 길감자 단일 메뉴 영상이 937만 회, 소시지 길감자 영상이 906만 회의 조회 수를 각각 기록했다. 이 밖에도 웨이팅 후기와 먹방 콘텐츠가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넘기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명인과 유튜버들의 언급도 인기에 힘을 보탰다. 개그맨 박명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할명수'에서 강릉 맛집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통해 길감자를 먹고 "감자 옹심이를 튀긴 것 같은 느낌인데 고소하고 맛있다"며 "이 정도면 1시간 기다릴 만하다"고 평가했다.

구독자 103만 명의 유튜버 삼대장 역시 길감자를 두고 "전반적으로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라며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메뉴라 더 주목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독자 184만 명의 먹방 유튜버 홍사운드도 이달 초 2시간 30분을 기다려 길감자를 맛보는 콘텐츠를 공개하며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한 맛이다. 감자전 테두리나 찹쌀 탕수육 튀김옷과는 다른 식감으로, 파스스 부서지면서도 말랑하고, 씹을수록 쫄깃해지며 안에서 고소함이 올라온다"고 평가했다.
◇'길감자' 간편 레시피 공유 속 조회 수도 급증

이처럼 체험 후기와 식감 평가가 확산되면서, 길감자는 단순한 '맛집 메뉴'를 넘어 직접 따라 만들어보고 싶은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길감자와 유사한 조리법을 소개하는 영상과 게시물이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전반으로 확산됐다.

요리 유튜버와 먹방 유튜버들이 각자 해석한 레시피를 공유하는 흐름도 이어졌고, 일부 콘텐츠는 수만에서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또 다른 관심을 끌었다. 감자를 갈아 소금을 넣은 뒤 전자레인지로 반죽을 익혀 튀기는 방식의 간편 레시피들이다.

확산 과정에서 레시피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길감자 레시피를 공유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린다는 소문이 퍼지며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일부 누리꾼들은 길감자 레시피의 원형이 2024년 공개된 요리 유튜버 이안키친의 '초간단 감자 핫도그 만들기' 영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길감자 측은 지난해 12월 공식 입장을 내고 "레시피와 관련해 지나친 대응과 경솔한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레시피 논란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홍보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분모자·두쫀쿠·길감자까지…익숙한 식감의 재발견

전문가들은 떡볶이 떡, 분모자, 중국 당면 등 이미 한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쫀득한 식감'이 포만감과 씹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해 온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식감은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이 낮은 선택지로 인식돼 왔고, 최근에는 SNS 환경과 맞물리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국제 비교 연구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음식의 끈적임·점착성 같은 식감 요소를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최근 글로벌 식품 트렌드 분석에서도 한국 소비자들이 식감(texture)과 맛(flavor)을 구매 의사결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 언급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양이나 맛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식감이 하나의 핵심적인 소비 요소로 떠오른 것 같다. 두바이 쫀득 쿠키를 비롯해 최근 화제가 되는 간식들을 보면, SNS 먹방 콘텐츠에서 소리와 식감이 특히 강조된다"며 "바삭하게 부서지는 소리나 쫀득하게 늘어나는 질감이 ASMR 요소로 작용하면서, 이를 보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감각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이 식감이나 먹을 때 나는 소리 같은 요소를 하나의 즐길 거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미 '맛있다'는 평가가 형성된 상황에서 직접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고, 화제가 된 만큼 관련 콘텐츠가 다시 생산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며 "이 과정에서 '나도 한번 먹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부화뇌동 심리가 작동하면서, 긴 웨이팅 시간까지 감수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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